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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 ‘한번 더, OK?’ 인기차트 1위 천상지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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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천상지희는 R&B 댄스곡 ‘한번 더, OK?’로 SBS ‘인기가요’, Mnet ‘엠 카운트다운’ 등에서 1위에 올랐다. 멤버들은 방송에서 1위가 확정되자마자 서로를 껴안으며 눈물을 쏟았다.

 천상지희는 다른 여성 그룹들과 달리 신인이 아니다. 2005년 데뷔 때 ‘여자 동방신기’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그러나 그간 내놓은 3장의 싱글 앨범은 히트하지 못했다. 데뷔 2년 만에 낸 정규앨범으로 마침내 빛을 본 것이다. 같은 소속사의 동방신기·슈퍼주니어 등이 빠르게 성장하는 것을 보며 맘고생 또한 많았을 것 같다.

 “‘이삭&지연’이란 여성듀오 출신인데 빛을 보지 못했어요. 천상지희에 합류해서도 마찬가지였죠. 그래서 악운을 타고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린아)

 “제가 언니들의 가창력에 못 따라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늘 미안한 감정을 가졌죠.”(스테파니)

 천상지희에게는 ‘재활용 그룹’이란 오명이 따라다녔다. 멤버 대부분이 개별적으로 활동했던 경력이 있기 때문이다. 다나(21)는 2집까지 냈던 솔로가수 출신이고, 선데이(20)는 일본에서 두 장의 싱글을 냈다. 린아(23)는 그가 밝힌 것처럼 여성듀오 출신. 미국에서 발레 유망주로 꼽히던 스테파니(20)가 유일한 신인이다. 이런 ‘오명’을 뒤집어 보면 멤버 모두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의미다.

 “모두 가창력이 있기 때문에 곡 색깔에 따라 돌아가며 메인 보컬을 맡아요. 그만큼 노래의 질감과 화음이 풍부해집니다.”(다나)

 소속사는 이들에게 당장 성과를 내라고 닦달하지 않았다. 그리고 멤버들은 중국과 일본에서 앨범과 공연 활동을 병행하며 실력을 쌓았다. 특히 일본 활동은 멤버 간의 결속과 라이브 실력을 쌓은 소중한 경험이었다.

 “일본에서 다시 데뷔한다는 생각으로 활동했어요. 일본은 공연문화가 발달해 라이브를 하지 않으면 무대에 설 수 없어요. ‘에이네이션’ 같은 대규모 콘서트에 게스트로 참가하며 라이브 실력을 쌓았습니다.”(선데이)

 천상지희가 2년 만에 비상한 것은 노래를 포함한 그룹 컨셉트에 전반적인 변화를 준 덕분이다. “사람들이 천상지희의 미소를 기다려 온 것 같다”는 다나의 말처럼 노래만큼이나 밝아진 이미지를 팬들이 껴안은 것이다.

 “예전에는 노래도 어렵고, 이미지도 신비주의적이었죠. 사람들에게 차가운 이미지를 준 것 같아요. 이제야 천상지희의 색깔을 찾았습니다.”(스테파니)

 그들은 이번 앨범에 그룹 아바의 명곡 ‘댄싱 퀸’을 아카펠라로 소화해냈다. 앞으로도 아카펠라 그룹의 면모를 이어가겠다는 포부다.

 “아카펠라는 멤버들이 서로 튀려고 하면 곡을 망쳐요. 서로 배려하는 마음이 묻어나야 하죠. 그룹의 색깔과도 맞기 때문에 아카펠라는 결코 포기할 수 없습니다.”(다나)

 그들은 정상에 오른 뒤 연습량이 두 배로 늘었다고 했다. 또 이제 목표를 향한 첫발을 내디뎠다고 겸손해했다.

 “우리의 목표는 아시아 최고의 여성그룹이에요.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는 아시아의 ‘데스티니 차일드’가 되고 싶습니다.”(린아)

정현목 기자 <gojhm@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xdrag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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