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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이경·안정현 여전사가 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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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IOC 위원들 앞에서 떨지 않고 자신 있게 발표하기 위해 사람이 많이 다니는 육교 위에서 연습도 했어요. 트리플 크라운을 꼭 해내야죠"(전이경)

"4년 전에는 평창을 알리는 데 힘썼지만 이번엔 어떻게 하면 내용을 감동적으로 전달할까 신경 쓰고 있어요."(안정현)

평창의 2014년 겨울올림픽 유치를 위해 두 명의 여걸이 뛴다. 한 명은 겨울올림픽에서 금메달 4개를 획득한 '쇼트트랙의 여왕' 전이경(31)씨고, 다른 한 명은 아리랑TV에서 토크쇼를 진행하고 있는 프리랜서 아나운서 안정현(37)씨다. 이들은 평창겨울올림픽유치위원회가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최종 프레젠테이션(PT)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최종 PT는 5일(한국시간) 과테말라시티에서 열리는 제199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 2014년 겨울올림픽 개최지 투표에 앞서 IOC 위원들을 상대로 하게 된다. 부동표를 끌어 모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에 내용과 전달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1일 PT 리허설을 마친 전씨는 "자신 있게 의사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표정 관리와 시선도 중요하다"며 "차량이 많이 몰리는 오후 6시쯤 서울 예술의전당 근처 육교에 올라가 프레젠테이션을 연습했다. 주위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보더라"고 말했다. 전씨는 "지하철 승객 앞에서 할 생각도 했지만 내용이 누출될까봐 육교를 택했다"며 웃었다. 1994년 릴레함메르(노르웨이)와 98년 나가노(일본) 겨울올림픽 쇼트트랙에서 2개씩의 금메달을 획득한 전씨는 IOC 위원들 앞에서 약 3분간 영어로 진행하는 PT를 위해 2주간 영어 스피치 훈련을 받았다.

안정현씨는 4년 전 프라하 총회에 이어 이번에도 발표자로 나선다. 안청시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와 손봉숙 민주당 국회의원의 2녀 중 맏딸인 안씨는 미국 하와이에서 태어나 코넬대(러시아)와 대학원(언어학)을 졸업한 재원이다. 원어민 수준인 영어는 물론 러시아어.프랑스어.체코어 등 4개 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고 매끄러운 진행 솜씨도 인정을 받았다. 45분간 진행되는 최종 PT에서 그가 맡은 분량이 가장 많고, IOC 위원들의 질의 응답 시간에도 한승수 유치위원장과 함께 답변자로 나선다. 안씨는 "이번엔 반드시 유치에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테말라시티=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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