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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열 식힐 휴식 더 필요 상반기 기업 실적 주목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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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호 18면

주식시장이 ‘조정다운 조정’을 보였다.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27.38포인트(1.55%) 떨어져 1740대로 내려앉았다. 증권사에서 빚(신용융자)을 내 뒤늦게 주식을 사들였던 개인투자자들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개인투자자들이 모여 머니게임을 벌였던 코스닥시장에선 10∼20%씩 폭락하는 종목이 속출했다.

이럴 때일수록 한 발짝 물러서 투자의 맥을 다시 짚어보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 먼저 최근 증시의 행보를 복기해보자. 지난 3월 초 1400선에 놓여 있던 코스피지수를 6월 하순 1800선까지 밀어올린 양대 엔진은 경기회복(=기업 실적개선)과 풍부한 유동성이었다. 국내 경기는 대체로 지난 3월께를 바닥으로 완만한 상승커브를 그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힘입어 기업들의 돈벌이가 좋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됐고, 이게 주가에 속속 반영됐다.

시장의 변화가 감지되자 시중 유동성이 밀려들었다. 외국인들이 앞장선 가운데 부동산시장에 머물렀던 개인 큰손들도 증시로 U턴했다. 특히 증권사들은 개인투자자들에게 7조원에 달하는 주식매수 자금을 꿔줬다. 오랜 휴식 뒤의 등산 때 발걸음이 가볍듯이 주가는 다람쥐처럼 올랐다. 지난해 중국ㆍ베트남 등의 주가가 급등할 때 한국 증시는 깊은 잠에 빠져 제자리걸음만 했다. 하지만 올 3월 이후로는 세계 최고의 상승률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주가가 상대적으로 많이 오르다 보니 다른 나라 증시와 비교한 저평가 매력이 거의 사라졌고, 상승 피로감도 밀려왔다. 이를 간파한 외국인들이 주식을 내다팔아 차익을 챙기기 시작했다. 때마침 정부와 한국은행이 증시의 과열을 경고했고, 해외에서도 각국 중앙은행이 경기상승에 따른 인플레 차단을 이유로 금리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결국 한국을 포함한 세계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고개를 숙이기에 이르렀다.

이제 투자자들은 증시가 에너지를 보충한 뒤 다시 일어설지, 아니면 계속 주저앉아 있을지를 판단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그동안 주가를 밀어올렸던 양대 엔진이 아직 건재한지, 아니면 훼손돼 재가동하기 힘들지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 우선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경기회복 흐름에는 아직 이렇다 할 변화를 찾아보기 힘들다. 기업들의 실적개선 흐름도 마찬가지다. 유동성 문제를 봐도 세계 각국이 금리인상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경기상승에 따른 자연스러운 정책변화로 해석할 수 있다.
계속 오르는 시장은 없다. 아무리 대세상승 장세라 해도 더 큰 상승을 위해선 휴식이 필요하다. 증시가 조정국면에 들어가면 직전 상승분의 3분의 1 내지 4분의 1 정도를 반납하곤 했다. 여기에 대입하면 코스피지수가 1650∼1700 정도까진 하락해도 이상할 게 없다고 증시 전문가들은 말한다.

전체 시장이 휴식을 취하는 와중에서도 개별 종목별 주가 부침은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주부터는 하반기를 맞아 상반기 기업실적에 대한 분석 내용이 속속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증시 애널리스트들은 증권ㆍ운송ㆍ조선ㆍ보험ㆍ생활용품 등 업종의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을 것으로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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