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 플루토늄 추출계약/91년부터… 핵발전 연료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뉴욕 타임스지 보도
【워싱턴=문창극특파원】 한국은 지난 91년 영국과 플루토늄 추출을 위한 계약을 맺었다고 미 뉴욕타임스지가 10일 보도했다.
뉴욕 타임스지는 이날 미­러시아간에 전략무기협정(STARTⅡ)을 체결한 것을 계기로 세계의 핵무기 확산 위험여부를 진단하는 기사에서 지난 90년이후 핵무기 제조와 관련된 기술의 거래상황을 도표로 표시하면서 이같은 사실을 밝혔다.
이 도표에는 북한의 경우 91∼92년 이란에 장거리 스커드미사일을 수출했고 같은 기간 시리아에 대해서도 장거리 스커드미사일과 발사대를 수출하고 미사일 공장 건설을 위한 부분 거래를 함으로써 핵무기 및 미사일 기술 수출국으로 지목됐다.
한국이 영국과 맺은 플루토늄 추출계약은 핵발전용 연료를 만들기 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외무부 등선 “사실 무근”
한편 외무부당국자는 11일 한국과 영국사이에 플루토늄 추출계약이 추진돼 왔다는 미 뉴욕타임스지 보도에 대해 『그같은 사실이 전혀 없으며 앞으로도 계획이 없다』고 부인했다.
당국자는 『양국은 지난 91년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협정을 체결하기는 했으나 플루토늄 추출에 관한 조항은 일절 없다』면서 『한국은 현재 미국과 캐나다에서 원자로용 우라늄을 도입하고 있는데 이 우라늄으로부터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계약을 제3국과 맺으려면 미국과 캐나다의 승인을 얻게돼 있다』고 말했다.
과기처산하 한국원자력연구소의 정흠수 홍보과장은 뉴욕 타임스지의 보도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정 과장은 91년말 노태우대통령이 비핵화선언을 통해 우라늄 재처리 포기를 명백히 천명한바 있으며,핵연료 문제를 한국정부가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는 입장도 아니라고 말했다.
또 한국관계자는 『플루토늄 추출과 관련해 영국과 협의를 가진 일이 없으며 더구나 계약을 맺었다는 외신보도는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영국의 BNFL(British Nuclear Fuel)사가 지난해 서울지사를 설립했으나 이 회사의 목적은 플루토늄 추출계약이 아니라 충남 공주에 세워질 한국핵연료(주) 제2공장에 기술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