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아악 CD로 나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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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우리 전통음악의 산 뿌리인 이왕직 아악 부의 음악을 현대에서 다시 들을 수 있게 됐다.
신나라 레코드사에 의해 최근 CD로 복각돼 시중에 선보이고 있는『아악정수』가 바로 그것.
특히 이 음반은 지난 88년 이후부터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SP음반의 복각작업들이 국악의 양대 산맥 가운데 하나인 민속악 쪽에만 치중돼 있던 데서 벗어나 처음으로 궁중음악인 정악을 소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왕직 아악 부는 조선조 왕실 전속 악단으로 해방 후 생긴 국립국악원 모체. 이왕직 아악 부의 악사들은 전통음악 선구자들로 대금의 김계선, 가곡 하규일, 거문고 이수경, 단소 김천룡 등 기라성 같은 명인들이 모두 당대 최고 음악기관인 이왕직 아악 부의 핵심연주자였었다.
이왕직 아악 부의 음악이 최초로 음반으로 보존된 것은 지난 28년 빅터 레코드사에 의해13장으로 된 SP전집 물로 제작된 것. 이것은 다시 42년 6장으로 축소, 정선돼 『아악정수』라는 이름으로 재 출 반됐다
이 음반은 주로 궁중에서 연주되던 제례악과 연례 악으로 짜여 있는데 제례악으로는『정대업지곡』『보태평지악』등 2곡이, 연례 악으로는『수제천』『표정만방지곡』등 10곡이 실려 있었다.
이들 음악은 현재 연주되고 있는 국립국악원의 정악과 여러 면에서 차이를 보여 당시 전통음악의 본 모습을 보여 주는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국악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왕직 아악 부의 정악은 템포가 현재보다 대부분 빠르며, 리듬이나 악기편성도 다르다는 것.
또 음악구성에 있어서도 현재의 정악이 화려하고 세련된 반면 당시의 정악은 단순하고 느슨하며 선이 굵은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에 CD로 복각돼 나온『아악정수』는 65년 전 출 반 됐다가 14년만에 재 출 반 됐던 같은 이름의 음반에 실린 12곡이 콜롬비아 레코드사에 의해 출 반 됐던 정악 구락부의『본령 산』과 빅터 레코드사에 의해 출 반됐던『신방 곡』이 첨가됐다.
국악을 중심으로 한 유성기판 복각 음반 화 작업은 88년 신나라 레코드사가 송만갑·이동백·김창환·김창룡·정정렬 등 명창들의 목소리가 담긴 정판소리 5명창』을 내놓은 것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일부 레코드사와 개인차원의 프로덕션에서 약50종류를 선보이고 있다.
이 같은 복각음반들은 처음 시중에 나왔을 때만 해도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찾는 이들이 많아져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분석.
이번『아악정수』는 모두 2천장이 발매됐다. <홍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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