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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권경쟁 3∼5파전/재편되는 민주당 세력구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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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이기택·김상현 일단 선두다툼/「최고위원」 겹쳐 합종연형 활발
민주당의 새 지도부를 뽑을 전당대회 날짜(3월11일)가 잡히면서 계보의 재편 또는 세분화 현상이 진행되고 있다.
대표경선에는 이기택 현대표와 최고위원 선임격인 김상현최고위원이 앞서 나가는 가운데 정대철최고위원이 뛰어들었으며 조세형·김원기최고위원도 지지세 점검을 하고 있어 최소 3파전에서 최대 5파전 양상이 될 듯하다.
대표와 그 아래 최고위원경선 출마자들간의 연합전선형성이 불가피해 신민·민주계간 6대 4의 나눠먹기식으로 짜여진 당내 세력구도의 분화현상과 함께 「김대중이후」의 차세대 질서 재편이 서서히 이루어지고 있다.
김대중씨의 정계은퇴로 당의 간판자리를 맡고있는 이 대표는 민주계의 단일후보로 나서고 있어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다. 차세대 경쟁대열에 앞장설 것으로 예상됐던 이부영최고위원이 대표출마를 포기,신민계에 비해 대의원수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유리한 조건에 있다.
따라서 그동안 장악력이 떨어졌던 자신의 민주계를 확실하게 묶고 신민계의 이합집산을 부추기며 파고들면 당권을 굳힐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기택직계에는 장석화·강수림·하근수·이은태·정기호·김충현·이장희·강희찬·장준익의원 등이 있다. 이 대표측은 여의도 충무빌딩 사무실에 본부를 차려놓고 시도별 책임자를 선정,대의원 점검에 나섰으며 김대중씨의 후계구상,소위 「김심」이 자기편에 있다는 순리론을 퍼뜨리고 있다. 그 예로 『당의 구심점이 있다』고 한 김씨의 발언(6일 지구당위원장모임)이 「김심=이기택」임을 보인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이런 기조에서 이 대표측의 신민계에 대한 우선 공략대상은 김대중씨의 비서진출신이 주류인 동교동직계.
동교동직계인 한화갑·김옥두·최재승의원은 다음 당권이 이 대표쪽에 넘어가는데 반대하지 않고있어 이 대표를 기분좋게 하고 있다. 동교동직계도 최고위원 출마를 놓고 권노갑의원과 한광옥총장이 미묘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맞서는 김상현최고위원은 여의도 대산빌딩에 본부를 차리고 작년 5월 전당대회에서 1등득표를 가져다준 특유의 밑바닥 대의원 파고들기 전략을 새로 다듬으면서 거꾸로 민주계 공략전략도 구체화하고 있다.
그의 캠프에는 신순범·신기하·안동선·이영권·김원길·장영달의원 등이 속해있다. 그는 또 『대권에는 관심이 없다』는 킹메이커론을 내세워 정대철최고위원과 최고위원 경선에 나선 신세대주자들에게 접근하고 있다. 한 예로 지난 5월처럼 김영배최고위원과의 연합을 모색하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당권선택의 우선기준은 김영삼정권의 강력한 민자당에 대항하는 강력한 야당을 누가 이끌 수 있느냐에 맞춰져야 한다』며 「강야 적임자론」을 내걸고 있으며 시간이 갈수록 대의원들이 여기에 비중을 둘 것으로 보고있다. 특히 「김심」을 은근히 내세우는 이 대표측에 대해 『김 전대표가 정계은퇴하면서 후임자없이 단일후보로 만들어준 것으로 이 대표에 대한 약속은 끝났다』고 지적하고 『김심을 들먹이면 정계은퇴의 빛이 바랜다』고 대의원들에게 주입시키고 있다.
김상현최고위원은 신민계 단일후보를 추진하는 한편 야당의 전통에 따라 과반수득표자가 없을 경우 1·2등간의 결선투표를 주장,단일화의 효과를 겨냥하고 있다. 정대철최고위원은 이 대표가 될 경우 여야 모두 부산출신이 장악한다는 약점,김상현최고위원이 차지하면 호남당권의 연속성이라는 부담을 모두 떨기위해선 「중부권 신세대가 맡아야한다」는 논리로 나서고 있다.
그는 마포 신화빌딩에 「통일시대 준비위」라는 조직을 기반으로 과거 정발연에 참여했던 조윤형·김종완의원과 그밖에 조순승의원이 뛰어줄 것으로 보고있다. 정 최고위원측은 지난번에 민주계쪽에서도 표를 많이 얻었다는 분석으로 민주계의 소장층의원과 연대를 구상하고 있다.
김원기최고위원은 「한백정치경제연구소」란 사무실을 본부로 과거 사무총장·총무시절 맺은 인연을 재점검하고 있는데 지난번 경우 최고위원에 턱걸이했던 부진을 씻지 못할 경우 당내위상이 더욱 어려워진다는게 대표출마의 부담이다. 그를 돕는 의원으론 이협·김영진·정균환·홍기훈의원 등이며 여기에 개혁정치모임(이사장 박영숙최고위원)과 연대를 모색하고 있다. 조세형최고위원은 완전 집단지도체제를 계속 주장하면서 대표출마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경북지부위원장인 김말룡의원(전국구)이 앞장서 돕고있고 일반대의원들에게 상대적으로 높은 인기를 앞세우고 있다.
최고위원에는 신민계의 허경만국회부의장과 한광옥총장이 출마준비를 하고 있으며 김봉호·유준상의원은 외유계획을 취소하고 다부지게 나서고 있다.
민주계에선 김정길·이부영최고위원과 이철총무,노무현청년위원장이 나섰다.
이들중 일부는 자신의 소속계파를 떠나 대표출마자와 제휴를 할 태세를 갖추고 있어 신민·민주계의 벽이 허물어질 조짐도 보인다.<박보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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