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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파이낸셜타임스/올해의 세계전망 주요 문제별 풀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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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클린턴 개혁 실현성 높다/EC 금세기내 통화통합은 “환상”/세계경제 저성장… 일·독 위축계속/중국 개방정책 대세로 굳을듯/러시아 경제 상황은 악화일로/유고 내전진화… 재발여지 상존
구소련 각 지역의 민족분규,보스나­헤르체고비나 내전,소말리아 참상 및 전세계적 경제침체 등으로 지구촌은 암울한 92년 한해를 보냈다. 93년의 세계는 어떻게 펼쳐질 것인가.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지가 종합한 올해의 세계정세 전망을 이슈별 일문일답으로 소개한다.
­빌 클린턴 차기 미 행정부의 정책실천에 이상은 없을까.
▲갖가지 문제가 한꺼번에 밀어닥치지 않는한 그렇지 않을 것이다.
만약 최근과 같은 미국 경제의 점진적 개선이 계속되고,야당인 공화당의 혼란상이 계속될 경우 그는 민주당 우위의 의회와 공조체제를 취하면서 오히려 운좋은 대통령으로 임기를 누릴 것이다.
그러나 가중되는 외부의 위기상황으로 미국의 군사개입 필요성이 증대됨에 따라 그가 중점을 두겠다고 공약한 경제문제와 의료혜택확대 등 국내문제는 상대적으로 비중이 약해질 우려가 크다.
­존 메이저 영국총리는 올해말에도 권좌를 지키고 있을까.
▲지난해의 경험에서 얻은 유일한 교훈이라면 정치적 상황변화는 일기예보처럼 장기적 전망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메이저총리의 지난해 4월 총선승리나 그후 몇달뒤 겪은 시련을 예상했던 사람은 거의 없다.
때때로 돌풍이 휘몰아치겠지만 그가 쉽게 밀려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통합을 위한 마스트리히트조약은 마침내 비준될 것인가. 그렇다면 그에 따른 변화는 무엇인가.
▲유럽공동체(EC) 12개 회원국중 비준절차를 남겨놓고 있는 덴마크와 영국이 올해 마스트리히트조약을 통과시킬 가능성이 크다. 비준이 완료되어도 금세기까지 통화통합을 이룬다는 목표는 「환상」에 가깝다.
EC가 올해 겪어야할 가장 큰 문제는 동유럽·러시아·구유고 등에서 벌어지고 있는 위기들을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있다.
EC가 마스트리히트조약에 따라 공동안보 및 외교정책을 펼쳐 주도권을 잡을지 아니면 미국에 다시 이 자리를 양보할 것인지 시험대에 오를 것이다.
­세계 경제는 회복될 것인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맹국 평균성장률은 92∼93년도에 1.5%를 넘기 힘들 것이다. OECD는 이 기간 GDP가 1.9%정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이는 미국이 예상성장률 2.4%를 훨씬 상회할 때나 가능한 것이다. OECD를 주도하고 있는 일본과 독일의 이 기간 성장률은 각각 2.3%,1.3%며 이는 6월 OECD가 예상했던 3.1%,2.3%보다 훨씬 떨어진 수치다. 이마저 현재의 경기침체를 낙관적으로 본 결과며 실제로는 일·독이 이보다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보는 분석가들이 적지 않다.
­중국의 개혁정책은 계속될까.
▲14년째 추진되고 있는 개혁·개방정책은 지난해 12%의 경제성장률을 이룩했고,특히 남부지방의 놀라운 발전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어 현재로선 돌이킬 수 없는 대세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최고지도자 덩샤오핑(등소평)이 사망할 경우 개혁파가 권부를 지탱할지는 미지수며,고속성장이 경기과열 등 부작용을 낳을 경우 개혁정책에 차질을 빚게할 수 있다.
여기에 경제적 자유가 정치적 자유확대 요구로 이어질 경우 체제 자체가 근본적으로 흔들릴 수도 있다.
­중동평화는 가능할까.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과격파 사이의 충돌은 이 지역에서 언제라도 열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1년여전 중동평화회의 출범을 가능케한 조건,즉 구소련 붕괴후 미국이 평화협상 참가국들에 큰 영향력을 갖게 됐다는 점과 이들 국가들이 평화협상에 계속 참여해야 미국 등 서방세계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은 여전히 유효하다.
­구소련권은 어떻게 변할 것인가.
▲독립국가연합(CIS)의 재조정이 불가피하다. 러시아의 상황은 더욱 악화되며 대량 실업을 무릅쓰고 긴축정책을 계속하느냐,팽창정책으로 통화불안을 야기하느냐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우크라이나와 발트3국이 개혁을 추진하며 중앙아시아와 카프카스의 불안은 여전하다.
벨로루시의 카자흐만 상대적 안정을 누리겠지만 구소련권의 세계경제 편입과정에서 오는 고통은 피할 수 없다.
­발칸반도에 평화가 올 것인가.
▲그렇지 않을 것이다. 보스나­헤르체고비나 내전은 세르비아측의 군사적 승리로 사그라들 가능성이 크지만 국제사회와 회교도들이 이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므로 언제라도 전투가 재발하게 될 것이다. 세르비아내 코소보 자치주의 다수 알바니아인과 세르비아인간에 충돌이 발생할 경우 알바니아·마케도니아 등이 참전,국제전으로 비화될 우려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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