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원유 60만배럴 실은 유조선 좌초/사상최악 해상오염 우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강풍·파고높아 접근불가능/스코틀랜드 근해서/선원 34명은 헬기로 구조
【애버딘 AP·로이터=연합】 60만배럴의 원유를 실은 라이베리아선적 유조선 브레이어호가 5일 스코틀랜드 북쪽 셰틀랜드제도 인근 해역에서 좌초돼 기름이 유출되고 있다고 미국 영국 해안경비대가 밝혔다.
사고유조선은 89년 알래스카해역에서 좌초돼 1천1백만갤런(약 26만배럴)의 기름을 바다에 유출시켰던 엑슨 발데즈호보다 두배나 많은 원유를 싣고 있어 사상 최대의 해양오염과 함께 생태계 파괴가 우려되고 있다.
해안경비대는 사고유조선이 이날 오전 6시쯤 애버딘북쪽 약 2백90㎞해역인 페어섬과 셰틀랜드섬 사이의 해협에서 거친 파도와 강풍을 만나 기관고장으로 표류중 좌초,기름을 흘러내리며 침몰하고 있으나 선원 34명은 헬리콥터에 구조됐다고 전했다.
영국 해양오염통제소는 사고가 나자 기름추적 감식장치가 장착된 5대의 항공기와 구조팀을 사고해역으로 급파했으나 최대풍속 1백40㎞의 강풍과 13m가 넘는 파도때문에 접근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유출된 기름의 양은 「엄청난 양」이라고만 알려질뿐 짙은 안개와 칠흑같은 어둠때문에 측정이 불가능한 상태이며,사고해역 인근에는 가스로 인한 폭발위험이 있어 전면 통제되고 있다고 해안경비대는 말했다.
통제소측은 적재된 기름모두가 누출될 것으로 보이나 이중 40%는 기화할 가능성이 있으며 20∼30%는 해상을 오염,거대한 기름띠를 형성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류보호를 위한 영국왕립협회는 사고해역은 해양조류에 국제적으로 중요한 지역이라고 지적하고,바다오리·가마우지 등 21종의 해양조류 50여만 마리를 비롯해 61종이 위험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75년 건조된 8만9천7백30t급의 사고 유조선은 북해산 원유를 싣고 노르웨이를 출발,캐나다 퀘벡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