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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소용돌이 친 지구촌/중앙일보 선정 92세계 10대뉴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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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빌 클린턴 미 대통령에 당선
빌 클린턴 아칸소주지사가 11월3일 실시된 미 대통령선거에서 현직의 조지 부시대통령을 압도적으로 누르고 제42대 미 대통령에 당선,민주당이 지미 카터 퇴임이후 12년만에 백악관을 탈환했다. 4조달러에 이르는 재정적자 8%에 가까운 실업률 등으로 침체에 빠진 미국경제의 회생이 최대의 쟁점이었던 올해 미 대통령선거에서 클린턴은 변화와 젊음,그리고 희망을 갈구하는 유권자들의 성원에 힘입어 승리를 쟁취했다.
◎리우 환경회의
죽어가는 지구를 구하기 위한 유엔환경개발회의가 6월3일 환경관련회의로는 사상최대인 1백85개국 정상 및 대표들이 참가한 가운데 14일동안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렸다. 이번 회담에서 각국 대표들은 지구환경보전을 위한 획기적 조치인 「의제21」「리우선언」「지구온난화 방지협약」「생물다양성협약」 등을 채택,지구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웠다.
◎세계경제 블록화 심화
세계경제가 지난 수년간 침체를 거듭하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는 미주·유럽·아시아 등지에서 블록화 경향이 두드러졌다. 지난 8월 미국·캐나다·멕시코 3국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체결했으며,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도 6개 회원국간 자유무역을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에 합의했다. 유럽공동체(EC)는 내년 1월1일부터 단일시장을 출범시킨다.
◎다국적군 소말리아 개입
내전으로 무정부상태에 빠진 소말리아에서 수년간 계속된 가뭄으로 지난 1년여동안 30여만명이 기아로 숨지자 미국이 주도하는 유엔 다국적군 4만여명이 지난 9일부터 「구호활동보호」를 위한 군사작전을 시작했다. 미국주도 다국적군의 활동은 인도적 목적을 위한 최초의 대규모 군사작전이라는 평가를 받는 한편으로 당사국의 요청없이 유엔이 군사개입을 했다는 점에서 명분논쟁이 일기도 했다.
◎독일 극우폭력 확산
독일통일 이후 경제침체와 실업사태 등으로 극우세력이 확대되면서 올들어 동유럽 난민·터키 노동자 등 외국인에 대한 폭력사태가 2천여건 발생,13명이 희생됐다. 신나치주의자를 포함한 극우세력은 외국인이 자신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면서 이들의 추방을 주장하며 방화·테러까지 자행,통일이후 독일민주주의를 뒤흔들었으며 국제적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태국 민주화 시위
태국 민주세력이 지난 5월 수친다 크라프라윤 군사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며 민주화시위를 벌이다 군의 발포로 60여명이 희생됐다. 푸미폰국왕이 유혈사태에 개입,수친다가 사임하기로 함으로써 민주화의 발판이 마련됐다. 그후 9월에 실시된 총선에서 민주당을 비롯한 민주연합세력이 다수의석을 차지,60년간 태국정치를 좌지우지해온 군부를 배제할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
◎LA 흑인폭동사건
4월29일 로스앤젤레스에서 흑인폭동이 발생,일대를 사흘간 무법천지로 몰아넣았다. 흑인 벽돌공 로드니 킹을 집단구타한 백인경찰에 대해 법원이 무죄판결을 내림으로써 내재돼 있던 흑백갈등이 표면화돼 발생한 이 폭동은 로스앤젤레스 거주 한인들에 대한 난동으로 확대됐다. 이 사건은 다인종 사회인 미국에서 소수민족이 겪는 설움을 재확인시켰으며 한인 이민자들의 생활방식에 대한 심도있는 자성의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일본 자위대 해외파병
제2차 세계대전 전범국인 일본이 유엔평화유지활동에 참여,자위대를 캄보디아에 파병함으로써 일 군국주의 부활가능성에 대한 주변국의 우려를 증대시켰다. 일본은 한발 더 나아가 지난달 프랑스로부터 핵폭탄제조에 쓸 수 있는 플루토늄을 사들여 해상수송중이다. 그러나 식민통치를 경험한 한국 등 동남아국가들은 이같은 흐름이 일본의 헌법개정 움직임과 맞물려 군국주의 부활로 연결될 것을 우려하고 있으며 세계환경보호주의자들은 플루토늄 수송과정에서 방사능이 누출될 가능성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유고 연방해체 내전
지난해 8월 크로아티아·슬로베니아의 연방탈퇴 독립선언으로 시작된 유고내전은 크로아티아 전선이 소강상태에 들어가는 대신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로 번져 처절한 공방전을 계속하고 있다. 민족·종교 갈등에서 비롯된 무력충돌로 3만명에 육박하는 희생자와 난민 3백만명을 냈으며 유럽의 안정을 위협하는 최대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중국 자본주의적 시장경제 도입
중국 공산당은 10월 제14차 전국대표대회(14전)를 열어 40여년에 걸친 사회주의계획경제에 종지부를 찍고 자본주의적 시장경제로의 이행을 공식 천명했다. 지난 78년 개혁·개방정책을 실시해온 중국이 「사회주의 시장경제」라는 이름아래 이같은 변화를 모색하는 것은 구소련을 비롯한 공산권국가의 몰락이후 마지막 남은 「사회주의 대국」으로서 체제존립을 위한 승부수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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