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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국립합창단장 오세종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전혀 예상치 못한 상태에서 국립합창단장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떠맡게 돼 어깨가 무겁습니다. 국립합창단의 초대단장으로서 뿐 아니라 국내에 직업합창단을 뿌리내리게 한 대부이신 나영수 단장의 뒷자리라는 점을 명심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내년 1월 4일 국립극장 측으로부터 임명장을 받고 정식으로 활동을 시작하게 되는 오세종씨(45·서울시립가무단 및 기독여성합창단지휘자)는 『합창·오페라·발레·뮤지컬 등 각 부문에서 중추적 역할을 맡아온 합창단의 전통을 지켜 가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국립합창단장 겸 상임지휘자로 내정된 오씨는 해외유학파가 압도적으로 우세한 성악계에 드물게 자리잡고 있는 순수 국내파. 서울대 음대 출신으로 국내의 수많은 직업·민간합창단을 지도해오며 쌓은 「풍부한 경험」이 물망에 오르던 다른 후보들을 물리쳤다는 후문이다.
국립합창단과 인연을 맺기 시작한 것은 지난 75년. 80년에 부 지휘자로 승격했던 그는 83년 기독여성합창단 지휘자로 국립극장을 떠났으나 이 후에도 간간이 객원 지휘를 맡아 계속적인 유대를 쌓아왔다.
74년 창단 이후 국립합창단이 한국적인 특성을 지닌 레퍼토리로 개성을 지켜온 것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게 그의 견해. 특히 국내 합창단들의 레퍼토리가 다양하지 못해 십수년씩 대동소이한 곡들만을 연주하는 문제를 의식, 많은 작곡가들과의 유대로 편·작곡이 활발히 이루어져 풍부한 레퍼토리를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그의 포부다.
『합창단 지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화입니다. 인간적인 유대관계를 통해서 자연스럽게「소리」가 나올 수 있도록 해야지, 억지로 「소리」를 끄집어내는 것은 음악을 비뚤어지게 할뿐 영혼의 소리를 창출할 수 없습니다.』 내년 창단 20년 행사에서 그동안 국립합창단을 거쳐간 옛 단원들을 수소문해 한 무대에 서게 하고, 전국에 흩어져 있는 직업합창단을 고루 참여시켜 대표단원들로 구성된 축제무대를 꾸며보겠다는 구상은 그가 「인화」를 소중히 여김을 여실히 보여준다. <홍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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