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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한나라당 뜻있는 분도 대통합 함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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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합의 바다에 저 자신을 던지기로 했습니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26일 탈당 후 석 달 만에 범여권 합류를 공식 선언했다.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LG트윈 빌딩에서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범여권 대통합에 참여하라는 시대적 요구에 따르겠다”며 “범여권 대통합이든 민주개혁세력 통합이든 세세한 논리에 얽매이지 않겠다”고 했다.

“손학규가 어떻게 범여권이냐. 여권에 있지도 않은 사람이 어떻게 통합에 참여하겠다는 말을 할 수 있느냐 이런 말도 나올 수 있다.”며 탈당과 범여권 진입에 따른 비판적 시선은 피해가지 않겠다고 했다.

대통합의 규칙으로는 ‘김근태 스타일’을 꼽았다. “김 전 의장의 진정성을 믿고 그가 갖고 있는 신념과 방향을 신뢰한다. 거기에 동참하고 지지하는 게 제 입장”이라는 말로 김 전 의장을 사실상 ‘범여권 대통합의 심판’으로 지목했다.

김 전 의장의 권유를 통해 통합에 기여하는 모양새를 갖추며 범여권 진입을 알린 손 전 지사.

그는 향후 대통합의 흐름에 “한나라당의 뜻있는 분들 뿐 아니라 시민사회단체에서도 여러 분들과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범여권 진입 후 현 정권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나몰라라는 아니지만 현 단계에서 공이든 과든 짊어진다 아니다를 말하는 것은 주제넘는 일”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하루 전 손 전 지사를 공식 지지한 열린우리당 탈당파 의원 7명 중 신학용ㆍ안영근ㆍ정봉주ㆍ한광원ㆍ김동철 의원이 함께 참석했다.

다음은 손 전 지사와의 일문일답

- 한나라당에서도 뜻이 있는 분들이 함께해야 한다고 했는데.

“민주주의와 개혁 선진과 평화를 추구하는 많은 의원님들, 많은 분들이 참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분들이 같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치권 뿐 아니라 많은 전문가, 시민사회 단체에서도 참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국민대통합의 길로 나아가는 길목에 전진기지로서 범여권 대통합이라는 당면 과제부터 이뤄나가고자 하는 것이다.”

- 범여권에서는 무임승차 얘기가 있다. 한나라당에서 보낸 15년에 대한 성토다. 진솔한 자기 고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다.

“어떠한 비난이나 어려움도 나를 숨기지 않고 뛰어들겠다고 했다. 제가 범여권 대통합 앞에서 '과연 방식이 여권이냐', '여권 출신도 아닌데 무슨 범여권을 얘기하는냐' 이런 논의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런 논의에 개의치 않고 제 길을 뚜벅뚜벅 가겠다는 것이다.
제가 있었던 한나라당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 제 능력과 노력이 부족해 이루지 못했던 것들을 솔직하고 겸허하게 인정한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새로운 정치를 위해 제가 그간 쌓아온 나름대로의 업적, 실적과 보람, 또 다른 한편 제가 이루지 못한 것을 다 안고 새로운 길로 나아가서 못한 것을 이루겠다고 하는 것이다. 이 나라를 선진국으로 만들고 부패없는 깨끗한 정치, 앞으로 나아가는 개혁의 길로, 국민들에게 실질적인 것을 줄 수 있는 실천적이고 실질적인 길로 나아가겠다. 한반도 평화와 남북 공동 번영의 길로 나아가는 데 한 알의 밀알이 되겠다.”

- 세세한 논리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김근태 전 의장의 대통합 방향을 존중한다고 했는데 선진평화연대는 어떤 역할 하게 되나.

“'손학규가 어떻게 범여권이냐.' '여권에 있지도 않은 사람이 어떻게 통합에 참여하겠다는 말을 할 수 있느냐' 이런 말도 나올 수 있다. 어떤 얘기가 나오든 그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의미다. 어떤 말이든 논리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것이다. 논리나 과거에 얽매이는가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결연한 자세인가가 중요하다. 여기 있는 기자들은 저를 범여권 후보의 한 사람으로 분류하고, 여론 조사에서도 그 가능성상에 두고 조사 중이다. 제가 할 수 있는 역할, 기여할 수 있는 바를 기여하겠다는 것이다.

김 전 의장의 투 트랙, 구체적인 통합 방향에 대해 말씀드리지는 않겠다. 서로 대화를 나눈 것은 후보자 연석회의 참여 여부나, 국민 경선 참여 여부, 배제론이나 통합론 등은 내 입장에서 따질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김근태 전 의장의 진정성을 믿고 그가 갖고 있는 신념과 방향을 신뢰하고 김 전 의장과 관련된 분들, 국민 의견을 수렴해 현명한 방향을 만들어 나아갈 것이다. 거기에 동참하고 지지하겠다는 게 제 입장이다.”

- 범여권 행을 '세력 중심'에서 '후보간 통합 논의로 중심이 옮겨가는 것'으로 관측하는 사람들이 많다. 동의하는가.

“세력중심 논의나 후보자 중심논의의 차이에 대해 명확히 인식하지 못한다. 통합 논의의 방식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논리가 있을 수 있다. 여러가지를 조합하는 형식도 있을 수 있는 것이니까. 그 중 어떤 것이 옳다고 고집을 하고, 명분만 앞세우면 그것이 통합의 장애가 될 수 있다. 그래서 통합의 방향에 대해서는 열어놓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 내일 민주당과 통합신당의 합당이 공식화 된다. 어떻게 평가하나.

“어떤 정치세력, 어떤 개인들이 통합 방식과 방향을 결정하든 이 자리에서 제가 논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대통합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서로 함께 나아가면 좋겠다.”

- 현실적으로는 소통합에 반대하는 것으로 비친다.

“어떤 방식이 옳다 그르다. 제가 대통합의 길에 나선 이상 어떤 것이 제가 기여하는 방향인가를 고민해볼 때 제 입장을 세우고 말하는 것은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 DJ(김대중 전 대통령)와의 교감설이 있는데.

“특별한 상관관계는 없다고 생각한다. 방북 후 DJ와 논의했던 대북정책이 현실화되고 있다. 그 전에도 예측했고 전에도 북한에 가서 제 눈으로 보고 왔다. 이에 대해 DJ께 말씀드리고 평소에 생각하시던 대북정책, 대북포용정책에 대해 말씀을 들었다. 국내 정치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호남의 지지에 대해 언급되는 것으로 아는데, 새로운 정치는 이념과 지역구도를 뛰어넘는 것이다. 그런 새로운 정치를 위해 어렵더라도 꾸준히 의지를 가지고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

- 범여권에서 어떤 역할을 하겠다는 것인가. 뒷짐지고 좌시하겠다는 것이 아닌가.

“그럼 제가 범여권 대통합에 앞장서서 설치는게 좋겠습니까? 범여권 대통합이라는 현실적인 흐름 속에서 손학규가 참여하지 않기 때문에 대통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비판, 아쉬움이 있었다. 그것이야 말로 제가 범여권 대통합에 기여할 수 있는 첫번째 일이다. 제가 지금 나서 감놔라 배놔라하면 그건 정말 꼴불견일 것이다. 지금 현재 제 입장, 취해야 할 자세를 말씀드리는 것이다.”

- 참여정부와의 관계를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

“범여권 대통합이 국민대통합의 길목에 있다, 하나의 과정이라는 말씀을 분명히 드렸다. 제가 지금 기존의 노무현 정부에 대해 나몰라라는 아니지만, 지금 이 정부에 속해있지 않은 사람으로서 '지고 간다' '만다' 이것 역시 주제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냉정하고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우리나라의 나아갈 방향을 찾는 것이 우선이다. 다만 이 정부를 부정한다든지 상관없다 나몰라라는 아니고, 같이 가는 사람들과 공동의 인식과 과제, 사명감을 같이 안고 나가겠다는 말씀을 드린다.”

- 대통합의 가장 큰 걸림돌이 열린우리당을 당대당 논의의 실체로 인정할 수 있느냐다.

“김근태 전 의장이 불출마를 선언하는 살신성인의 자세를 보인 것은 대통합이 그만큼 절실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김 전 의장의 결심이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고, 명분이 정당성을 갖는 것이다. 사심 없이 김 전 의장의 방향과 방식을 존중하고 뒷받침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선진평화연대를 출범하며 내세운 것이 융화동진의 길로 나아가자는 것이다. 작은 차이를 벗어던지고 큰 길로 함께 나아가는 것. 그것이 우리 정치의 분열을 극복하고 통합으로 나아가는 방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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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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