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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지도부, 대선후보 빅2 긴급 간담회 마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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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저녁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한나라당 지도부와 대선후보의 긴급 만찬 간담회가 열린 가운데 이명박, 박근혜 후보가 자리에 앉아 건배를 하고 있다.


강재섭 “건배나 한 번 하시죠”

박근혜 “선거법에서 술로는 건배 못해요. 물로 해서… 정화수라고 하더라구요.”

이명박 “안주로 뭐… 구워야죠?”

검증 공방으로 전면전을 벌이고 있는 한나라당 빅2가 오랜만에 술잔을 함께 기울였다. ‘상생경선 위한 당지도부ㆍ대선후보 긴급 간담회’. 후보간 극한 대립을 중재하기 위해 당 지도부가 마련한 자리다. 25일 오후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이날 간담회에서 강재섭 대표는 “박관용(한나라당 경선관리위원장)ㆍ안강민(한나라당 국민검증위원장) 위원장의 취임을 겸해 후보들을 모시고 의견도 듣고 말씀 드리고 싶은 것도 있어 자리를 마련했다”며 “(언론)공개자리에서는 별로 (할 얘기가)없고, 비공개로 하고 소주나 한 잔 하자. 건배 하자.”며 분위기를 띄웠다.

그러자 ‘에프엠’ 박근혜 후보가 “술로는 건배 못한다”며 선거법을 귀띔했다. “물로 (건배를)하면 물 먹이는 것”이라며 “그래서 누가 정화수라고 한다”는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박관용 위원장도 말을 보탰다. “이렇게 앉아 있으니까 보기 좋네.” 박 후보와 이명박 후보를 지칭한 말이다.

이 후보도 박 후보와의 사이에 흐르는 어색한 기운을 떨쳐보려 “빈속에 소주 마시고… 마늘 하나 딱 먹으면 좋겠다”며 “고기 안주나 뭐… 좀 구워야죠.”라고 말문을 텄다. 박 후보가 오랜만에 굳은 표정을 풀고 “뭐 곧 (안주가) 오겠죠.”라며 말을 받았다.

이날 간담회에는 강 대표를 비롯 김형오 원내대표와 황우여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와 당내 대선주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안상수 공작정치저지 범국민투쟁위원회 위원장, 인명진 윤리위원장, 장윤석 네거티브 감시위원회 위원장 등도 함께 자리했다. 사전 공개된 후보들의 발언 외에 비공개 대화 내용은 나경원 대변인을 통해 이날 오후 발표될 예정이다. 당 지도부의 긴급 간담회가 빅2간 감정의 골을 어느 정도 메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연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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