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새 11여종…도래지마다 장관|방학탐조 여행|자연 학습 최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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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겨울방학을 맞아 자칫 움츠러들기 쉬운 어린이·청소년들을 위해 가족단위나 그룹단위로 탐조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대자연속에서 새들의 생태를 배우고 색다른 추억을 남길 수 있을 것이다. 매년 이즈음이면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나는 고니·두루미·청둥오리 등 겨울철새들이 이동을 마치고 본격적인 겨우살이에 들어가게 된다. 이에 따라 지금부터 철새들이 돌아가기 시작하는 3월말 이전이 탐조여행의 최적기다.
한국의 대표적 겨울철새는 고니·두루미·재두루미·저어새·갈매기류 등. 겨울철새의 종류만도 1백10여종에 달해 60여종의 여름철새에 비해 종류와 개체수에서 월등히 많아 새들의 장관을 보여준다.
겨울철새들의 군무를 즐길 수 있는 탐조여행은 얼핏 생각하기에 어린이들에게는 너무 어려운 여행으로 생각될 수 있으나 몇 가지 사항만 주의하면 초보자라도 쉽게 탐조를 즐길 수 있다.
10여년 동안 어린이 탐조여행을 지도해왔던 임채수 교사(서울 방산국민학교)는『어린이들을 탐조여행에 데려가 보면 어른들보다 오히려 집중력이 높고 오랫동안 진지하게 관찰한다』며 『탐조여행은 어린이들의 정서교육과 자연에 대한 경이감을 느끼게 하는데 가장 좋은 여행』이라고 말한다.
서울의 경우 행주대교 부근, 밤섬, 잠실수중보, 미사리 당정도 주변. 팔당호 등지에서 오리류 등 각종 겨울철새들을 발견할 수 있다. 또 겨울철새들은 가까운 저수지나 강변, 한적한 습지를 찾으면 늘 일정한 무리를 지어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한꺼번에 수만마리 이상의 철새가 하늘을 덮는 장관을 보려면 유명한 철새도래지를 찾아야 한다.
가족단위 여행을 떠날 때 쉽게 찾을 수 있는 대표적 철새 도래지는 ▲경남 의창군 동면 주남저수지 ▲강화도의 동남쪽에 있는 화도면의 간척사업지 ▲강원도 속초(청초호)고성(송지호)강릉(경포호) ▲충남부여 가화저수지 등 금강하구 일대 ▲경북 고령·화령 유원지일대▲충남 서산호 등이다. 이밖에 철원, 대성동 통일촌, 임진강하류 등은 수십만마리의 철새들이 찾아 장관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나 민간인 출입이 제한된다.
탐조여행을 가려면 두툼한 옷과 모자·장갑을 착용해야 하는데 새들이 놀라지 않도록 원색을 피해야 한다. 또 7∼10배의 망원경과 새의 생태를 알 수 있는 조류도감, 관찰기록용 노트 등은 필수로 준비해야 하고, 망원경을 고정시킨 필드스코프나 망원렌즈가 있는 카메라도 준비하면 좋다. 그러나 필드스코프 등은 50만∼80만원으로 가격이 비싸므로 없으면 준비하지 않아도 일반 쌍안경만으로 가능하다.
또 새들은 예민하기 때문에 자극적인 냄새가 나는 향수 등은 피하고, 놀라지 않도록 멀리서 관찰해야한다. 또 옥수수나 밀·보리와 같은 새 먹이도 준비해 관찰이 끝난 뒤 논둑이나 습지 등에 뿌려주고 오는 것도 잊지 않도록 한다.
탐조여행은 철새 도래지역과 인근의 관광지 등을 끼고 가족 여행으로 계획해 떠나는 것도 좋다. 또 탐조여행만을 떠나려면 한국조류보호협회(회장 김성만)가 주관하는 탐조여행에 가족단위나 친구들끼리 가입해 따라가는 방법도 있다.
이번 겨울동안 조류보호협회(797-4765∼6)가 계획하고 있는 탐조여행은 ▲12월27일 철원 ▲1월10일 태안 ▲1월31일 주남저수지 ▲2월14일 경포 ▲3월7 일 강화도 등 다섯차례. 참가비는 무료로 선착순 1백35명이 떠날 수 있다. <양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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