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키 잴 때 자세로, 뒤꿈치부터 닿아야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15호 06면

뭐, 걷기도 제대로 배워야 한다고? 걷지 못하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큰소리치는 사람 중 절반 정도는 걷기 자세가 바르지 못하다. 구부정하게 구부리고 걷는 사람, 팔자걸음, 몸을 좌우로 흔들며 걷는 사람. 걷기 자세가 올바르지 못하면 운동효과가 떨어질 뿐만 아니라 심하면 걷기가 약이 아니라 독이 된다.

올바른 걷기 자세와 요령

운동으로서 걷기를 배우는 것은 걸음마를 배우는 것과 다르다. 어떻게 하든 일어서 걷는 것이 아니라 올바르고 효과적인 걷기 자세를 배우는 것이다. 올바른 걷기 자세의 기본은 키를 잴 때의 자세다. 머리부터 발뒤꿈치까지 일직선이 되게 똑바로 선다. 턱을 당기고 정면을 바라보며 가슴을 쭉 편다. 여기에 한 가지 추가할 것은 배에 약간 힘을 주어 안쪽으로 당기는 것이다. 오케이, 여기까지는 정지상태에서의 자세다.

문제는 움직이면서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키 재는 자세’로 걸어보라고 하면 로봇처럼 뻣뻣하게, 어색하게 걷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 모든 운동에서 마법의 주문처럼 나오는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라는 주문이 나온다. 1~2분 정도만 연습하면 바로 ‘자세’가 나온다.
발이 지면에 닿을 때는 뒤꿈치가 먼저 닿아야 한다. 걸을 때 몸에 전해지는 충격은 몸무게의 2.5~4배. 뒤꿈치 착지는 최초로 충격을 완화하는 기능을 한다. 사실 의식적으로 하지 않아도 대부분의 사람이 그렇게 한다. 오히려 뒤꿈치를 먼저 닿지 않게 걷는 것이 문제다. 간혹 “나는 신발의 뒤쪽 바깥쪽이 많이 닳아요. 내 발에 문제가 있나 봐요”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만난다. 그러나 뒤꿈치로 제대로 걷고 있다는 증거이니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다.

뒤꿈치가 지면에 먼저 닿은 후 발이 자연스럽게 앞으로 굴러가듯 걸으면 무릎 상할 일이 없고, 피로감도 덜하다. 빨리 걷기 위해 발가락 끝부분에 힘을 주어 걷는 경우가 있는데, 아킬레스건이 튼튼하지 않으면 발목을 다칠 수 있으므로 절대 삼가야 한다.
걷기 자세 중 가장 많이 잘못하는 것이 보폭. 빨리 걸을 욕심으로 보폭을 일부러 크게 해서 걷는 것이다. 이렇게 걸으면 엉덩이 근육을 다칠 수 있다. 빨리 걷고 싶다면 오히려 보폭을 좁혀 발걸음을 빨리하는 것이 요령이다. 자연스럽게 한 발 내딛는 정도의 보폭이면 적당하다.
발의 방향은 몸의 중심선을 기준으로 ‘11자’가 되어야 한다. 발끝이 벌어지거나 발 사이의 간격이 벌어지면 오래 걸을수록 무릎·고관절 부상 위험이 높아진다. ‘팔자걸음’인 사람은 단번에 고치려 하지 말고, 보도블록의 선을 따라 두 발이 붙도록 걷는 연습을 꾸준히 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파워워킹을 한다고 지나치게 팔을 흔드는 ‘아줌마 팔동작’은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 팔은 어깨를 축으로 가급적 앞뒤로만 흔드는 것이 올바른 자세. 팔이 어깨에 매달려 있듯 흐느적거려서는 안 된다. 손을 달걀 쥐듯 가볍게 말아 쥐고 팔을 힘차게 앞뒤로 흔들면 추진력을 얻는다. 두 팔을 곧게 펴고 걸어도 좋다. 좀 더 빠르고 힘차게 걷고 싶다면 팔을 직각으로 구부려 달리기 팔자세처럼 앞뒤로 움직이면 된다.

처음에는 ‘키 재기 자세’로 걷다가도 집중력이 떨어지면 가슴을 웅크리고, 허리를 구부리고 걷게 된다. 걷는 도중에 허리를 곧추세우고 가슴을 펴고 배에 힘을 주면 고쳐진다. 특히 배에 힘을 주어 근육에 긴장감을 주면 탄력이 붙어 허리 사이즈가 줄어든다. 머리를 앞으로 숙이고 걸으면 자세가 나빠지고 걷고 난 뒤 목의 피로가 가중된다. 시선은 정면 먼 곳을 바라보는 것이 좋다.
걷는 사람들이 많이 질문하는 것 중의 하나가 호흡법이다. 대답은 그냥 걷는 리듬에 맞게 편하게 하라는 것이다. 가급적 입을 닫고 걷되, 빨리 걸을 때는 입을 약간 벌려 입과 코로 동시에 숨을 쉬어도 상관없다.

자, 이제 밖으로 나가서 걸어보자. 중요한 것은 걷는 것을 습관화하는 것이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기회를 만들어서 자주 걷는 것이다. 걷기를 운동으로서 한다면 속도나 거리보다 걷는 시간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좋다. 한 번 걸을 때 최소 40분은 되어야 운동효과가 있다. 운동을 하고 나서 다음 날 아침 피곤하면 운동강도가 높은 것이다. 조급함을 버리고 조금씩 운동강도를 높여가야 오랫동안 할 수 있다. 그리고 일주일에 4일 이상 걸어야 한다. 걷기는 꼭 운동복을 입지 않아도 할 수 있으므로 시간을 내기 어려우면 출퇴근 때 편한 신발을 신고 걸어도 된다.

만약 걷기운동을 통해 살빼기를 원한다면 파워워킹이나 노르딕워킹처럼 힘차게 걸어야 한다. 그리고 걷기운동 외에 팔굽혀펴기·윗몸일으키기 등을 겸하면 효과가 크다. 손에 아령(덤벨)을 들고 걷고 싶다면, 한 쪽에 1㎏을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모래주머니를 발목에 차는 것은 걷는 자세를 바꿀 수 있어 권하고 싶지 않지만 만약 찰 경우에는 좌우 같은 무게로 가벼운 것을 사용해야 한다.

재미있게 걸으려면

●걷기 친구를 만들어 함께 걷는다.
●사랑하는 사람, 가족, 친구와 함께 걷는 것이 좋다.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걷는다.
●걷는 코스를 바꾼다.
●매일 같은 곳을 걷지 말고 다른 방향, 다른 코스를 걸어보라.
● 걷는 속도나 거리에 변화를 준다.
● 주말에는 경치가 멋진 곳을 찾아 걷는다.
● 걷기 동호회에 가입해 함께 걷는 즐거움을 느낀다.
● 목표를 갖는다. 걷는 거리, 몸무게, 걷는 횟수 등에 대한 목표를 만든다.
● 가끔 새 운동화, 새 옷을 사 기분을 전환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