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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파 코스트너 행동파 깁슨 주말 연기 맞대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케빈 코스트너와 멜 깁슨. 할리우드의 두 달러박스가 주말 극장가를 장식한다.
케빈 코스트너는 인기절정 여가수(실제 인기 최고인 휘트니 휴스턴분)의 경호원으로 『보디가드』에서 특유의 냉철한 연기를 다시 보인다.
벨 깁슨은 월남전 당시라오스 국경지대에서 돈 또는 열정 때문에 죽음의 문턱을 넘나드는 CIA소속 비밀항공기 조종사로 『에어 아메리카』에서 전매특허격인 화끈한 몸연기를 펼친다.
『보디가드』『에어 아메리카』와 함께 임신중인 주연여배우가 실제 출산 장면을 화면에 담아 화제가 된 성인영화『투게더』, 왕년의 명팝송『보헤미안 랩소디』를 비롯한 로큰롤이 전편에 흐르는 유쾌한 10대 영화『웨인즈 월드』도 주말 관객과 만난다.
만화 같은 외제 오락영화의 홍수 속에서 우리 영화로는 리얼리즘에 충실한 『가슴에 돋는 칼로 슬픔을 자르고』가 외롭게 한쪽(뤼미에르극장)을 지키고 있어 안타까운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아무튼 『에어 아메리카』『보디가드』는 상영중인 『라스트 모히칸』과 함께 연말 대목 프로의 첫 주자들로 나섰다.
『에어 아메리카』는 태국 북부의 고도 치앙마이를 중심으로 두달여동안 수십대의 비행기와 15대의 카메라를 동원, 촬영했다.
민간인으로 구성된 에어 아메리카사 소속 조종사들은 필요하다면 언제, 어디라도 피난민·게릴라·무기는 물론 가축까지도 실어 나르며 비밀작전을 수행한다.
그러나 어느 조직이든 부정·비리가 끼어 들면 전체가 부패하기 십상이라 그들은 무기밀매·마약밀매까지도 서슴지 않는다.
멜 깁슨과 그의 동료로 나오는 로버트다우니 주니어는 마침내 마약정제시설을 폭파하고 피난민을 가득 실은 수송기의 기수를 정글너머 자유의 세계로 향한다.
로저 스포티스우드감독은 영국출신으로 『테러 드레인』등 스릴러전문이다.
『보디가드』는 아카데미상 시상식광경을 재현하고 인기 연예인의 호화스런 생활과 그 이면을 보여주는 등 눈요깃거리가 풍성하다.
암살 협박을 받는 여가수는 감정과 정열에 따라 사는 성격이고 그녀의 신변 보호를 맡은 베테랑 경호원은 감정을 억제하는 차가운 성격의 소유자다.
물과 불처럼 완전히 배타적인 두사람 사이에는 자연히 불협화음이 생기고 결국 그 때문에 둘은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한다.
각본·제작은 『보디 히트』의 로렌스 캐스던, 감독은 영국출신 믹 잭슨으로 이번이 『LA스토리』이후 두번째 그의 미국영화다. 75년 캐스던이 스티브매퀸을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썼는데 17년 후 스티브 매퀸과 용모가 흡사한 케빈 코스트너가 결국 주연을 맡아 어떤「운명」같은 걸 느끼게 한다.
『투게더』는 자유분방하나 천성적으로 고독을 즐기는 화가와 가족문제로 죄의식에 시달리는 여인간의 기이한 러브스토리다.
앨리스 쿠퍼·로드 스튜어트 등 팝 가수의 TV광고물로 재능을 인정받은 앤드루 샤론테의 감독 데뷔작이다. 그룹 듀란 듀란의 『컴 투게더』등이 주제곡으로 삽입됐다.
『웨인즈 월드』는 웨인과 가스라는 두 젊은이가 동네 지하실에 「웨인즈월드」라는 심야 코미디 토크쇼 유선방송을 시작하면서 즐겁고도 신나는 헤비 메틀 세계의 모험을 한다는 영화다.<이헌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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