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week&느낌!] 쇼킹 차이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10면

창신'communications 연작(중국 본토)', 120 x 120㎝, C 프린트, 200-2003.

'CHINA Contemporary Photo & Video전

7월 8일까지,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갤러리, 02-720-1020.

베이징의 천안문 광장에 엎드려 아스팔트 바닥을 혀로 핥는 작가(창신), 대홍수를 피해 높은 곳으로 달아나는 벌거벗은 인형들(먀오샤오춘), 폐허가 된 집터 위에 홀연히 떠있는 샹들리에(왕궁신), 땅 속에 머리가 파묻힌 채 물구나무를 선 남자(리웨이)….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CHINA Contemporary Photo & Video(중국 현대사진과 비디오)'전은 시각적 자극이 강렬한 것이 특징이다. 매년 여름 포토페스티벌을 통해 다양한 현대사진을 소개해온 가나아트갤러리의 7회째 사진전이다. 중국의 사진.영상 분야 대표적 작가 10명이 70여 점의 사진과 비디오를 전시 중이다. 이들의 작품은 급속한 산업화를 겪은 중국인의 불안과 당혹감을 담은 것이 많다.

머리를 땅 속이나 물 속에 묻은 채 거꾸로 선 스스로의 퍼포먼스를 촬영하는 리웨이가 그렇다. 급격하게 바뀌고 있는 현실에 적응할 능력(머리)을 잃은 현실을 상징한다. 평화로운 전통 화조도 속에 처참하게 피를 흘리고 죽어 있는 새를 집어넣은 훙레이도 비슷하다. 문화적 가치의 급변에 대한 당혹감과 중국 문화에 내재된 잔인성을 함께 드러낸다. 건장한 중국 남자의 몸에 전통 산수화 문신을 그려넣은 황얀의 사진들은 전통문화 계승의 의지를 나타낸다.

샤머니즘적 작품도 있다. 천안문뿐 아니라 런던의 국회의사당, 로마의 콜로세움 등 전 세계를 누비며 바닥을 혀로 핥는 퍼포먼스를 진행 중인 창신이 그렇다. 그는 모든 사물에 영혼이 깃들어 있다는 신념을 가졌다. 여성작가 리우렌은 초현실적이며 애잔한 향수를 자아내는 감성적 공간을 담은 'someday, somewhere'연작을 보여준다. 베이징 중앙미술아카데미의 교수인 먀오샤오춘은 미켈란젤로의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를 모티브로 한 컴퓨터 그래픽 사진을 4.8m 길이로 출력해 내놓았다.

전시를 기획한 이장은 큐레이터는 "고요함과 역동적인 면이 공존하면서 시각적인 자극을 극대화한 작품이 많다"면서 "현대 중국인의 전통에 대한 생각, 다양한 삶의 양식과 내면의 감정 및 동시대 중국 현대 사회가 겪고 있는 변화의 전반적인 양상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7월 8일까지. 02-720-1020.

조현욱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