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세계 영화 "왕중왕" 『시민케인』선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오손 웰즈가 26세의 나이로 1941년에 만든 영화 『시민케인』은 50년이 넘은 지금도 세계영화 최정상의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음이 다시금 확인됐다.
영국의 세계적인 영화전문지인『사이트 앤드 사운드』지가 최근 발표한 세계영화 역대 베스트 10에서 『시민케인』은 네번째로 1위를 차지해 또다시 그 불멸성을 입증했다.
『사이트 앤드 사운드』의 우수 영화 선정은 1952년이래 10년마다 한번씩 발표하는 것인데다 영국뿐 아니라 전 세계 유수의 영화비평가·학자 1백50명이 대거 참여한다는 점에서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행사다. 특히 이번 선정에서는 세계 각국의 영화감독 1백여명이 투표에 참여한 「감독선정 부문」을 신설, 비평가들과 감독간의 작품평가의 차이를 확인하게 한 것이 특징이다. 선정 결과 두부문에 모두 오른 작품이 4편에 지나지 않아 양자의 시각차가 적지 않음을 보여주었다.<표 참조>
한편 이번 선정은 처음으로 한국영화 두 편이 평론가 투표에서 표를 얻었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로카르노 영화제 수상작인 배용균 감독의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임권택 감독의 『만다라』가 각각 2표, 1표씩을 얻었는데 이는 외국평론가들에게 얻은 표라는 것이 자료에서 확인돼 더욱 높이 평가되고 있다.
베스트 10에 3편이나 오른 일본영화에 비하면 이 성과는 미미한 것에 지나지 않지만 어쨌든 해외에서의 한국영화 인지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것은 틀림없는 것으로 보인다.
평론가·감독 등 2백50명의 투표참여자중 영화평론가로 안병섭씨(단국대 교수), 전양준씨(『영화언어』편집인)와 감독으로는 박광수씨 등 한국인 3명이 선정된 것도 우리 영화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음을 반영한다. 투표에 참여한 전양준씨는 『서구인들의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 하는 것이 앞으로 한국영화의 과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이번 선정에서는 『구미영화인들이 아직은 서구 중심적인 영화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이 못내 아쉬웠다』고 밝혔다.<임재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