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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파동에 전략 바꾼 유통업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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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내년 설(1월 22일) 대목을 앞두고 광우병 파동이라는 복병을 맞은 유통업계가 설 상품군을 한우.수산물 세트 위주로 재편성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주요 백화점마다 '우린 안전한 쇠고기를 판다'는 점을 집중 부각하는 한편 한우 물량 확보에 나서면서, 수입육의 대체상품으로 수산물과 '웰빙 상품' 판촉도 강화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소의 출생부터 도축 후 가공까지 전 과정을 소비자가 인터넷으로 확인할 수 있는 '우리얼 한우'를 적극 홍보하고 있다. 또 '홍삼 숙성 한우 세트', '참숯 담은 굴비세트' 등 웰빙 상품과 파프리카.브로커리 등을 담은 '야채 모음세트', '컬러 멸치 세트' 등 이색 선물세트를 내놓았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광우병 파동으로 한우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한우 물량을 10~20% 추가 확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도 정육 매장에 'DNA 검사로 판별한 한우를 판매한다'는 게시판을 내걸고, 수입육 세트를 대체할 10만원짜리 한우 소포장 냉장세트를 마련했다. 또 곶감.유기농 식품.비타민 세트를 새로 선보이고, 굴비.참치횟감.훈제 민물장어.꽃게 등 수산물 선물세트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한우 수요가 급증할 것에 대비, 한우 냉장육 물량을 지난해보다 세배 이상 늘렸고, 조기 품절에 대비해 5천 세트 분량을 추가로 확보했다"고 말했다.

신세계 백화점도 한우 정육 세트를 10%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며, 수산물 선물세트도 지난해보다 15% 많은 2만7천세트를 준비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향후 1~2주 정도는 공급에 큰 문제는 없겠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품귀현상이 빚어질 수 있다"며 "수입육 비중이 높은 할인점이 특히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전 점포의 한달 판매량인 호주산 쇠고기 68t을 확보하고 있지만 사태가 2월까지 이어질 경우 추가 물량확보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호주산 쇠고기에 대한 수요가 전세계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에 향후 물량 확보가 어려울 수도 있다"며 "이에 대비해 한우나 돼지고기, 수산물 물량을 충분히 확보해 둘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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