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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바루기] 개고기 수육(?)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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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예년과 달리 올해는 더위가 유난히 일찍 찾아왔다. 초복이 아직 멀었는데도 '보신탕집'에는 손님의 발길이 부쩍 늘었다고 한다. 예부터 땀을 많이 흘려 허약해진 몸에 영양을 보충해 주는 여름 보양식으로 보신탕이 최고로 꼽히기 때문이다.

보신탕집에 가면 개고기를 여러 가지 양념, 채소와 함께 고아 끓인 국인 보신탕(개장국)뿐 아니라 개고기 무침과 개고기 수육 등이 있다. 그런데 '개고기 수육'이란 표기는 현행 국어사전의 뜻풀이로 보면 잘못이다. '삶은 개고기' 정도로 표현해야 옳다. '돼지고기 수육'도 마찬가지다. '삶은 돼지고기'라고 써야 한다.

사전에서는 '수육←숙육(熟肉)'을 '삶아 익힌 쇠고기'라고 풀이하고 있다. 쇠고기에만 '수육'을 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뜻풀이는 언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돼지고기 요리 중에 '돼지 머리 편육'이 있다. '편육'이 '얇게 저민 수육'을 일컫는다면 '돼지 머리 편육'도 잘못이다. 국립국어원에서도 이런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다음 번 사전에서 '수육'의 뜻풀이를 '삶아내어 물기를 뺀 고기'로 수정한다고 한다.

삶은 돼지고기를 김치 등과 함께 먹는 '보쌈'의 뜻풀이도 이해하기 어렵다. '삶아서 뼈를 추려 낸 소, 돼지 따위의 머리 고기를 보에 싸서 무거운 것으로 눌러 단단하게 만든 뒤 썰어서 먹는 음식'이라고 했는데 이 또한 언어 현실과 괴리가 있다. 이것 역시 보완이 필요하다.

한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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