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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물방울' 와인 축제 보르도 빈엑스포 가 보니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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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올해로 13번째를 맞는 이 박람회의 올 화두는 '한국과 중국'이다. 최근 몇 년 새 두 나라에 불어닥친 와인 열풍이 한국.중국의 와인 수입상을 빈엑스포의 큰손으로 급부상시킨 것이다. 내로라하는 프랑스 와인 유통업체마다 한국과 중국 전담 부서를 만들고, 가격을 파격적으로 낮추는 등 '동양 손님' 잡기에 열중했다.

이런 열풍을 타고 우리나라 최초로 보해 복분자주가 박람회에 출품했다. 보해양조 임건우 회장은 "빈엑스포와 같은 국제적인 행사에 보해 복분자주가 국내 주류업체 중 유일하게 참가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세계 와인 명가의 본고장인 유럽을 발판 삼아 세계 시장에 본격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해 부스에서 프랑스 취재팀에게 복분자주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한국 도우미.


◆보르도에 부는 아시아 열풍=18일(현지시간) 빈엑스포에 상담창구를 연 프랑스 3위의 주류상 LD VIN사의 로랑 보네 한국담당은 "오늘 아침에도 빈테지코리아라는 한국 회사가 독점 수입 계약을 했다"며 "한국이 우리의 주요 고객이 된 지 오래"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시장 조사를 위해 한국을 자주 찾는다"며 "독점 수입 계약 땐 가격을 파격적으로 낮춰줄 수 있다"고 전했다.

프랑스 와인의 지난해 한국 시장 수출 규모는 3200만 달러. 전년도 2496만 달러에 비하면 33% 급증한 것이다. 중국은 더하다. 지난해 3400만 달러어치의 프랑스 와인을 수입했다. 전년도에 비해 60% 늘었다. 특히 고급 와인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지난해 중국이 수입한 프랑스 와인 중 69%가 보르도의 5대 샤토를 비롯한 특급 와인이었다. 한 프랑스 주류사의 중국인 직원 멍위는 "부유층을 중심으로 와인 열풍이 중국 대륙에 몰아치고 있다"며 "아시아가 앞으로 프랑스 와인의 최대 수입국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탈리아 와인의 명가 아포로니오의 오너 마르셀로 아포로니오 역시 한국 시장에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그는 "한국만 빼고 아시아 전역에 수출하고 있다"며 "급속히 커가는 한국 시장에 진출하고 싶다"고 말했다.

빈엑스포에 참가한 이탈리아 와인 회사 부스의 벽이 와인잔으로 장식돼 눈길을 끌고 있다.

◆토종 와인 첫 진출=이날 보해 부스는 몰려드는 인파로 북적댔다. 주은홍 과장은 "프랑스 현지 수입상은 물론 생각지도 못했던 마케도니아.러시아.헝가리 수입상들까지 관심을 보였다"며 "유럽을 교두보로 삼아 세계를 공략한다는 보해의 전략이 벌써 절반은 성공한 것 같다"고 말했다. 프랑스 언론도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국영방송인 프랑스 3채널은 보해 부스를 집중 조명했다. 장 미셸 미에르 기자는 "한국에서 처음 온 와인이라 현지 관심이 크다"며 "20일 방송 예정인 빈엑스포 특집기사용으로 취재 중"이라고 말했다. 중국 수입상들의 문의도 잇따랐다. 이한재 전무는 "복분자는 달짝지근한 데다 색이 붉고 뒤끝이 소주처럼 싸해 중국인이 좋아할 조건을 모두 갖췄다"고 자신했다.

보르도=이정재 기자

◆빈엑스포=1981년 보르도 상공회의소 주최로 시작한 국제 와인박람회. 홀수년마다 개최된다. 올해는 43개국 2400여 개 술회사가 참가했고, 148개국에서 5만여 명의 와인 전문가가 행사장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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