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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간접자본(3당 공약의 허실:14)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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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정부계획 베끼기… 고속전철엔 각론/물가안정 외면… 공공료 올려야 가능
민주화라는 목표가 경제회생이라는 새로운 목표로 대치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이번 선거에서 각당은 이른바 성장잠재력의 확충과 민생문제 해소라는 차원에서 사회간접자본(SOC)에 대한 획기적 투자확대를 저마다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그동안 도로·항만·철도·공항 등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부족이 우리 경제에 애로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고 이같은 문제를 기업이나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고 있는 상황에서 각당이 이 부문에 집중적인 공약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각당이 내놓은 공약집에 담긴 내용들은 과거와는 달리 나름대로의 현황 파악과 재원조달을 포함한 대책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을만 하다.
그러나 이번에 각당이 제시한 공약들이 전반적으로 그러하듯 결국은 재원문제일 수 밖에없는 SOC투자확대에 대해서도 이에 대한 확실한 조달방안을 제시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3당 공히 휘발유 주행세의 도입,개발이익의 환수 강화,또는 수익자부담원칙에 따른 공공요금의 현실화 등으로 재원을 확보하겠다는 등의 방안을 내놓고 있으나 방대한 투자소요를 감안할때 이는 대단히 미흡한 수준이며 제시되고 있는 방안들이 대부분 이미 검토됐던 것이나 물가안정 논리와 이해집단의 반발 등을 고려해 선뜻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는 것임을 생각하면 실현 가능성에도 상당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들이다.
경부고속전철과 영종도 신공항을 제외하면 각당의 공약이 대체로 정부가 7차5개년계획에서 제시하고 있는 것들로 큰 줄기에서 대차는 없으며 여기에 관심지역에 대한 개발공약을 첨가하고 완공,또는 착공시기를 정부계획보다 앞당긴 것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공약집에서 나타난 다소 성숙해진 자세는 유세전이 본격화하면서 또다시 변질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각당 후보들은 가는 곳마다 공단을 유치하거나 관광단지를 조성하고 각 지역의 거점도시로 집중 육성하겠다는 식의,지방의회 의원이나 국회의원 선거 수준의 공약을 남발하는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말잔치가 아닌 정책대결이란 수준에서 각당이 가장 뚜렷하게 입장차이를 드러내고 있는 것은 경부고속전철과 영종도 수도권 신공항 건설문제다.
민자당은 정부의 방침과 마찬가지로 경부고속전철 및 영종도 신공항 사업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는 반면 민주당과 국민당은 백지화,또는 계획의 전면수정을 내세우고 있다.
민주당과 국민당은 경부고속전철을 연기,또는 백지화하고 대신 경부고속도로를 8차선(제2경부고속도로)으로 확장하든지 경부선을 복복선화하는게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또 신공항건설도 민주당은 입지변경을 포함해 현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고 수도권 공항은 규모를 줄여 건설하되 지방에 4∼5개의 국제공항을 분산 건설해야 한다는 주장이며,국민당은 영종도 신공항을 시화지국로 위치를 변경,건설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같은 각당의 주장은 나름대로 논리를 갖고 있으나 그 배경에는 이들 사업을 이른바 6공의 주요 의혹사업으로 지목,비판해 정치적으로 반사이익을 얻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또 이같은 대형 국책사업들이 막대한 재원을 필요로 하고 시행착오가 생길 경우 국민경제에 미칠 부담 또한 엄청날 것이란 점에서 충분한 의견수렴을 필요로 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들 사업들이 이미 국회의 예산심의를 거치고 어찌됐든 국회동의를 받아 예산이 배정돼 이미 공사에 들어갔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동안은 무엇을 했느냐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박태욱기자>
□사회간접자본관련 공약
●민자
◇도로:▲서해안 고속도로 등 고속도로 900㎞신설,560㎞확장 (98년까지)
▲일반국도 3,460㎞ 4차선 확장,지역간 연결도로 1 천㎞ 신설
◇철도:▲경부고속전철,건설
▲전라선 복선화,동해남부선 복선전철화
◇항만:▲부산항 4단계 개발,인천항내 부두축조
▲아산·군장신항,광양·목포·동해·포항영일만·제주항 등을 권역별 거점항만으로 개발
◇공항:▲영종도 신공항 건설
▲김해·제주·청주·대구·울산·광주등 지방공항 시설확충
◇에너지:▲98년까지 발전시설 2배 확충
▲2000년까지 LNG전국 공급망 완성
●민주
◇도로:▲제2경부고속도로 건설,화물차 전용차선제 실시
▲서해안고속도로 98년 완공
▲제2경인고속도로 96년 완공
▲영동고속도로 4차선 조기확장
◇철도:▲경부고속전철 건설 연기
▲경부선 복복선 건설
▲호남선 복선화 조기완공
◇항만:▲부산·광양 컨테이너 항만시설 완공
▲인천신항 개발 추진
▲아산·군산·목포·속초·주문진·동해등 지방항만 확장
◇공항:▲영종도 신공항건설 전면 재검토
▲대구·김해·동해안·서해안 등 지방국제공항 건설·확장
◇에너지:▲LNG사용망 전국 확대
▲원전위주의 전원개발 수정
●국민
◇도로:▲경부고속도로 애로구간 2층으로 건설 또는 제2경부고속 도로 건설
◇철도:▲경부고속전철사업 백지화
▲기존철도 복선화 및 전철화
◇항만:▲연안개발과 지방항만 시설 확충으로 산업 수송력 제고
▲광양·아산 등 주수출입항의 분산개발 및 수송체계확보
◇공항:▲영종도 신공항은 시화주기로 옮겨 건설
◇에너지:▲지역난방 등 집단 에너지 공급 체계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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