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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s] 해외 연수 경험자 4인이 말하는 '나의 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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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IT 실리콘밸리 찾아가다

◆인도 정보기술(IT) 회사에서 인턴 후 미국 회사에 입사한 서진수(28)씨

한성대 컴퓨터공학과 4학년 때인 2004년 9월부터 2년간 인도에서 생활했다. 첫 해는 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IT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현지 교육기관인 국제IT연구소에서 수업을 듣고 학점을 땄다. 과정이 끝날 무렵 캠퍼스 리크루트를 통해 인도의 대표적 IT 회사인 '사티암 컴퓨터 서비스'에 일자리를 찾았다. 사티암은 세계 55개국에 진출한 글로벌 회사다. 인도 본사에는 세계 각지에서 온 직원들이 근무한다. 서씨는 '인도의 실리콘 밸리'로 불리는 방갈로르의 사무실에서 근무하며 여러 프로그램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서씨는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인도의 IT 산업을 직접 체험하고 업무에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영어를 구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큰 변화는 시야가 넓어졌다는 것이다. 그는 " 종전에는 '한국에서 어떻게 살아갈까'를 주로 생각했다면 지금은 '세계 속에서의 나'를 염두에 둔다"고 말했다. 인도인 동료의 결혼식에 초대받아 3박4일간의 전통 혼례를 지켜본 경험은 잊을 수 없다. 사티암에서 일하면서 1만8000루피(약 40만원)의 월급을 받았는데, 현지 물가가 낮아 꽤 여유있는 생활을 했다. 지난해 6월 귀국해 곧바로 미국계 회사인 한국하니웰에 입사했다.

인종 뛰어넘는 법 배웠다

◆호주에서 워킹 홀리데이 경험 뒤 삼성카드에 들어간 김경남(26)씨

인하대 경영학부 4학년 1학기를 마치고 2004년 9월 호주 브리즈번으로 떠났다. 취업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불안감과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자립심을 키우겠다는 결심에서 비롯된 외유였다. 워킹 홀리데이는 일정 시간 일하면서 여행도 할 수 있는 전 세계적 프로그램이다. 그는 일주일에 20~25시간 식당에서 웨이트리스로 일했다. 영어가 짧고 경험도 부족해 처음에는 주 5시간밖에 배정받지 못했지만 두 달이 지나자 시급이 가장 많은 '황금시간'대에 배치받게 됐다. 한 시간에 15호주달러(약 1만1000원)를 받았는데, 생활하는 데 부족하지 않았다. 일주일 생활비는 집세 포함해 250달러(약 19만원)쯤 들었다. 호주인 룸메이트와 아파트를 나눠 쓰면서 현지인처럼 생활했다. 일주일에 두 번은 독거 노인에게 식사를 배달하는 봉사활동도 했다. 각국에서 호주를 체험하러 온 동료들과 어울리면서 '지구는 넓구나' 하는 걸 느꼈다. 김씨는 "변화와 도전을 일상처럼 여기고 사는 외국 친구들한테서 언어.인종.연령.문화를 뛰어넘는 방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김씨는 1년간 워킹 홀리데이를 마치고 2005년 8월 귀국해 11월 삼성그룹 공채 시험에 합격했다.

세계지도는 여러가지다

◆스리랑카에서 자원봉사한 뒤 KOTRA에 입사한 이형석(28)씨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4년이던 2002년 해외로 나가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들과 똑같이 공부하고 비슷하게 군 복무를 하는 평범한 생활에서 벗어나 뭔가 남을 돕는 보람을 찾고 싶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에서 파견하는 해외봉사단에 지원해 합격했다. 그의 경우는 군 복무를 대체한 프로그램이었다. 2002년 10월부터 2004년 12월까지 스리랑카의 수도 콜롬보에서 대학생들에게 컴퓨터를 가르쳤다. 영어가 공용어이기 때문에 생활에 불편함은 없었다. 독일.미국.일본에서 온 외국인 봉사단원들과 2년간 함께 생활하며 다국적 문화에 익숙해졌다. 점심때는 학생들과 어울려 맨손으로 밥을 먹었다. 그는 "한국을 중심에 놓은 세계지도만 보다가 여러 종류의 세계지도를 보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우리가 세계의 중심에 있다는 자기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한국을 좀 더 객관적으로 보게 됐다"는 것이다. 가서도 영어를 따로 공부한 적이 없지만 귀국해서 본 토익 시험에서 최상위권 점수를 얻었다. 주택비와 별도로 한 달에 30~40만원 생활비를 지급받았는데 쪼들리지 않고 생활했다.

무시 당하다가 인정 받다

◆영국서 아르바이트와 어학연수를 다녀와 다국적 기업에 입사한 박수연(27)씨

경희대 경영학과 4년 때 영국 어학연수를 떠났다. 학비를 벌어 공부하겠다고 결심한 그는 맥도널드 옥스퍼드점의 카운터 아르바이트부터 시작했다. 기본 회화만 가능한 수준에서 영국인 손님들의 주문을 받는 건 쉽지 않았다. 처음엔 영어를 잘 못해 영국인과 이민자 동료 사이에서 무시당하기도 했다. 열심히 배우고 성실하게 일하는 모습을 눈여겨본 상사의 권유로 본사에서 주최하는 매니저 자격 시험을 봐 합격했다. 입사 여섯 달 만이었다. 이후 1년간 직원 10여 명을 관리하는 서비스 매니저로 일했다. 그는 "현지인과 생활하다 보니 영어가 빨리 늘고 훨씬 자연스러운 표현들에 익숙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처음엔 현지인과의 차이점이 많이 눈에 들어왔는데 갈수록 비슷한 점이 많이 들어왔다. "영국 생활 초기에는 다른 점들을 느끼면서 더 큰 세상의 존재를 실감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겉모습.가치관.생활습관이 달라도 사람은 비슷하구나 하는 걸 느꼈어요."

2년간의 영국생활을 마치고 2005년 7월 귀국한 박씨는 지난해 담배회사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AT)코리아에 입사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 한국해외봉사단

(joinkov.koica.go.kr)

-주로 개발도상국이나 저개발국에 파견돼 주민 지원 활동

-교육.보건의료.행정제도.정보통신.산업에너지.농촌개발.환경 분야

-만 20세 이상 지원 가능, 연중 수시 모집, 서류심사-기술면접-신체검사로 선발

-현재 32개국에서 1200여 명 활동 중

◆워킹 홀리데이

-여행하면서 일하는 '관광취업 비자' 제도

-주로 18~30세 젊은이들에게 최장 1년 체류 가능한 비자 발급

-한국은 호주.뉴질랜드.일본.캐나다와 워킹홀리데이 비자 협정 체결

◆잡코리아 해외인턴십

(internship.jobkorea.co.kr)

-미국.캐나다.호주.일본.인도 등지의 호텔.리조트.무역.패션.IT 업체에서 인턴 근무 알선

-최단 두 달~최장 1년

◆산업인력공단 해외취업지원센터

(www.worldjob.or.kr)

-간호사, 한국어 강사, 항공사 승무원 등 해외진출 전문인력 양성 및 해외 인턴십 진행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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