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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 김복동… 커지는 파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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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탈당해도 영향없다” 애써 의미 축소 민자/“중립성 의문” 공세펴며 세몰이 겨냥 민주 국민
노태우대통령이 18일 김복동의원을 만난후 청와대측은 『김 의원이 마음을 바꾸었다』고 「상황끝」을 주장했으나 김 의원은 모습을 감춘채 탈당고수쪽으로 가고 있다.
김 의원 가족·보좌진과 국민당측은 김 의원 탈당·국민당 입당을 기정사실로 내세우고 있고 민자당도 포기한 상태라고 말하고 있다. ○…18일밤을 강남 라마다 르세상스호텔에서 지낸 김 의원은 19일 오전 현재 행방을 감춘채 공식적인 의사표시를 않고 있다. 김 의원은 18일 오후 호텔에서 부인·사위 등 가족들과 만나 거취문제를 논의했다.
회의결론은 확인되지 않고 있는데 김 의원과 역시 친척관계인 박철언의원(국민당최고위원)은 『가족회의끝에 김 의원이 예정대로 국민당에 입당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고 있으며 19일 오전 9시쯤 김 의원이 국민당에 전화하기로 되어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의 장녀 미희씨는 『금진호의원과 작성한 탈당 번복보도자료는 아버지의 뜻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의 의회보좌진들도 계속 이렇게 주장하고 있고 대구동갑지구당의 이훈기청년부장은 『김 의원이 18일 오후 7시반쯤 전화를 걸어와 「예정대로 탈당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공개했다.
○…민자당의 김영삼총재는 『김복동의원의 거취는 전적으로 그의 결심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을 노태우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재는 그동안 노 대통령의 김 의원 탈당만류가 「집안문제」라는 노 대통령의 입장을 존중,방관해왔으나 김 의원의 거취와 관련한 파문이 확산되자 『김 의원이 탈당하건,당에 잔류하건 주변에서 간여할 문제가 아니다』는 입장을 정리했다고 한 측근이 19일 전했다.
이 측근은 『김 총재가 김 의원 문제로 노 대통령과 중립내각의 중립성이 도전받고 외압시비를 낳고 있는데 대해 안타깝게 여기고 있다』고 전하고 『김 의원의 탈당을 만류하는 노 대통령의 심정을 이해못하는 바는 아니나 김 의원 문제가 확산되는 사태를 오히려 걱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김영구사무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의원을 만나 하루빨리 본인의 결심을 밝혀줄 것을 요청하겠다』고 말하고 『김 의원이 탈당한다면 이를 막을 이유도,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김복동의원사건이 현정부의 대선중립실천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결정적 고리일뿐 아니라 TK지역의 반YS정서를 부추기는 효과가 클 것이라는 판단아래 활용의 묘수를 찾고 있다.
김 의원 「납치」에 경찰·기관원이 동원되고 청와대 개입이 확실해지자 노심과 현승종내각의 중립성에 대해 일제히 포문을 열기 시작했다.
그러나 김대중대표 등 당지도부가 고심하는 부분은 공세의 「수위조절」문제. 너무 세게 치고나갈 경우 「노심은 YS」라는 인상을 심어줄 우려가 있기 때문. 이에 따라 9·18선언이후 단체장선거문제 대응에서 나타난 김 대표와 의원들간의 「역할분담」 전략이 구사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당은 김복동의원이 18일 오후 지구당사무실로 「탈당강행」 전화를 했다는 사실을 전해듣고 『국민당 입당은 확실하다』며 『노태우대통령과 정부의 중립성 비판,나아가 이번 파문의 배후인 민자당과 김영삼후보에 대한 비판공세를 강화한다』는 결의를 보이고 있다. 국민당은 19일 중앙선거대책위회의를 갖고 『일단 김 의원이 나타나 본인의사를 직접 표명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며 『동시에 정부·민자당의 탈법성을 확실히 부각시킨다』는 방향을 결정.
이를 위해 19일 열리는 내무위에서 김 의원의 자유활동 보장을 촉구하는 한편 경찰의 개입을 내각의 비중립으로 성토한다는 계획.
국민당은 또 김 의원이 아직 직접 나타나지 않은 상태에서 일단 김 의원의 의지가 분명 국민당행임을 강조하고,그의 의사번복이 민자당측의 공작이라고 비난함으로써 최종 타깃은 민자당과 김영삼후보에게 귀착시켜려 하고 있다.<김진·오병상·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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