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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철원/인적드문 무공해작물 보고(구경도 하고 시장도 보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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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09면

◎오염안된 물과 농토 「청결미」자랑/코앞에 휴전선… 아픈 역사 한눈에
사람이 사람의 발길을 막은 곳,휴전선과 비무장지대,그리고 민통선.
철원은 그래서 「철조망」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다.
쓰라린 역사의 현장이면서,또 둘러쳐진 철조망으로 사람의 인적을 덜 타 그만큼 오염이나 공해와는 거리가 먼 자연의 땅이기도 하다.
따라서 「철원에만 있다」고 딱 꼬집을 특산물은 없지만 쌀·채소·느타리버섯·꿀 등 이곳에서 나는 것은 모두 깨끗하다는게 특징이다.
한탄강과 남대천을 따라 물과 바위가 어우러진 고석정과 직탕·삼부연 등 볼만한 구경거리도 많다.
그러나 주말의 철원여행은 군부대를 찾는 면회객들 때문에 1박하는 것은 무리고 아침 일찍 서둘러 당일치기로 다녀오는게 좋다.
◇쌀=철원평야는 강원도 쌀생산의 21%를 차지하는 곡창지대로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철원쌀은 우선 깨끗하기로 첫손에 꼽힌다.
농지의 60% 이상이 민통선 북쪽에 있어 땅의 오염이 덜하고 물도 비무장지대에서 흘러내리는 한탄강과 남대천의 깨끗한 물을 쓰기 때문이다.
「오대벼」「진미벼」로 불리는 철원 청결미는 동송(구철원)·김화·갈말·철원 등 4개 농협직판장과 한탄강변의 고석정국민관광지 안의 특산물직판장에서 서울보다 10% 정도 싼값에 구할 수 있다(20㎏들이 한부대 3만원).
농민후계자와 유기농법 농민 80여명이 함께 운영하는 고석정 특산물 직판장(동송읍)은 현지판매와 함께 이틀에 한번씩 채소류·느타리버섯 등을 서울 가락동시장으로 공동출하하는 집하장이기도 해 한곳에서 여러가지 농산물을 사기에 적당하다.
◇특산물=특산물 직판장에는 비료나 농약을 쓰지 않고 유기농법으로 기른 배추·무 등 무공해채소,또 때를 잘 맞추어 찾으면 비무장지대의 꿀과 도토리가루도 살 수 있다.
최근에는 비닐하우스를 이용해 재배한 무공해 더덕·취나물 등 산채류도 선보이고 있다.
이처럼 철원이 다른 지역보다 유기농법을 쓰는 농민들이 많은데 대해 군청 윤석렬 농어촌개발계장은 『철원은 겨울이 길고 추워 병충해 발생이 상대적으로 적으며 개간된지 얼마되지 않은 민통선 북쪽의 땅은 그동안 퇴적된 풍부한 유기물로 땅의 힘이 좋아 비료를 주지 않아도 되는 유기농법에 적당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술에 넣거나 차를 끓여마시는 강정제 삼지구엽초,이 일대의 현무암으로 깎아만든 석공예품도 눈길을 끈다.
◇구경거리=한탄강을 거슬러 오르면서 조용한 풍경의 순담,물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고석정,강물이 3m 아래로 한꺼번에 떨어지는 직탕폭포가 이어진다.
지난 6월 민통선 북상정책에 따라 민간인 출입이 비로소 자유로워진 학저수지는 씨알 굵은 붕어로 이미 낚시꾼 사이에서는 유명하고,김화의 남대천에도 남대천 유원지가 있다.
갈말(신철원)에도 용화저수지와 삼부연폭포가 있는데 용화저수지는 상수원 보호구역이라 낚시나 물놀이는 못하도록 돼있다.
민통선을 넘어가면 녹슨 금강산행 철교와 노동당사·구철원역을 볼 수 있고 철원삼각지 단체관람의 경우 사전에 신청해야만 군의 안내를 받아 제2땅굴과 북쪽이 굽어보이는 전망대에도 오를 수 있다.
철원에 가려면 꼭 주민등록증을 갖고 가야 한다.
군데군데 검문소도 많고 민통선 북쪽으로 들어가려면 주민등록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교통=철원까지 가는 길은 의정부·포천을 거쳐 가는 외길이다(서울에서 86㎞).
요즘 2차선 국도를 4차선으로 넓히는 공사가 한창인데 교통이 막히지 않으면 서울시계에서 승용차로 1시간남짓 걸린다.
서울 상봉터미널을 출발해 수유리를 거쳐 고석정국민관광지에 이르는 직행버스의 요금은 2천3백원이며 12분 간격으로 다닌다(소요시간 2시간20분).<이철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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