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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 융합' 케이블의 미래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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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13일 제주도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주최로 열린 ‘케이블TV의 미래 전략’ 자유토론에서 8명의 패널이 오지철(맨 왼쪽) 협회장의 사회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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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토론의 화두는 케이블TV의 디지털 전환이었다. 이관훈 CJ케이블넷 대표는 "방송과 통신의 융합 시대를 맞아 케이블TV가 취할 대책은 '디지털화'뿐"이라고 주장했다. 일방향 공동 매체인 TV와 쌍방향 개인 매체인 PC가 수렴해 가고 있는 상황에서 TV도 PC의 장점을 수용해야 한다는 얘기다. 외국계 투자회사인 칼라일코리아의 권준일 대표도 이 대표 의견에 동조했다. 미국에선 5년 전 IPTV의 등장으로 케이블TV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있었으나 현재 케이블TV 가입자의 80%가 디지털 서비스에 가입했고, 25%는 인터넷전화(VoIP)도 쓰고 있다는 예를 들어 "국내 케이블TV 업계도 디지털 투자를 적극화하면 유료TV 시장의 80%를 점유하는 게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문연 중앙방송 대표는 "현재 많은 프로그램공급사업자(PP)가 기존에 확보한 시청자에 안주해 디지털 전환을 주저하고 있으나 방송시장 개방으로 해외 방송 채널 도입이 활성화되면 디지털 전환이 촉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7월부터 통신 결합상품 출시가 가능해짐에 따라 통신회사와의 제휴에 눈을 떠야 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배준동 SK텔레콤 전무는 "통신시장이 포화 상태여서 통신업계는 새로운 성장영역으로 방송영역을 주목하고 있다"며 "방송과 통신의 융합이 가속화되는 만큼 티브로드를 포함한 복수유선방송사업자(MSO)와 새로운 상품 개발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콘텐트 차별화가 필수적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TV 시청자를 놓고 케이블TV는 위성방송이나 새로 도입될IPTV와 가입자 유치 경쟁을 벌여야 하는데 '그 밥에 그 나물'식 콘텐트로는 결국 가격 인하 경쟁만 촉발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와 함께 통신회사와 경쟁하기 위해선 케이블TV도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게 필요하며, 이를 위해 인수합병(M&A) 및 제휴에 신경써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한편 이날 토론에 앞서 특별 강연을 한 프랑스의 세계적 석학 자크 아탈리는 "현재 성공에 만족해 미래 대처를 미흡하게 하면 어느 산업이라도 쇠퇴하게 마련"이라며 "정보는 무료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는 만큼 케이블TV 업계는 소비자가 지갑을 열 수 있는 핵심적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탈리는 "케이블TV는 다른 매체에선 볼 수 없는 고품질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주택 건설업체의 홈네트워크 사업 연계도 강화하는 등 새로운 생존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IPTV 입법 잇따라=IPTV 도입을 위한 의원 입법이 잇따르고 있다. 홍창선 열린우리당 의원(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은 12일 여야 의원 23인을 대표해 '광대역통합정보통신망 등 이용 방송사업법(안)'을 발의했다. 손봉숙 민주당 의원(문화관광위원회 소속)은 13일 IPTV 상용화를 위한 방송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서상기 한나라당 의원(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도 '디지털미디어 서비스사업법(안)'을 마련하고 발의를 서두르고 있다. 이에 따라 연내 IPTV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제주=차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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