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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위협하는 플루토늄/일 「해상수송」계기 위험성을 알아본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1g 누출돼도 주민 10만명 “비상”/반감기 2만5천여년… 재고 누적
첨예한 논란속에 진행되고 있는 일본의 플루토늄 해상수송 계획으로 세계적으로 보유량이 점점 늘고 있는 이 「죽음의 물질」에 대한 국제적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한때 석유를 대체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물질로 여겨졌던 플루토늄은 이제 극소량만 흡입해도 암에 걸릴 가능성이 있는 고도의 유독성 핵물질로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일본의 플루토늄 수송선 아카쓰키마루는 지금까지 한회선적분으로 가장 많은 1.7t의 플루토늄을 싣고 7일 프랑스 셰르부르항을 출항,일본으로 향했다. 일본은 에너지 자급계획 아래 새세대 원자로인 고속증식로의 연로로 이 플루토늄을 사용하려 하고 있으나 환경보호주의자들은 핵무기 제조성분인 이 방사능물질이 1g만 공기중에 누출돼도 셰르부르의 주민 10만명이 모두 대피해야할 만큼 위험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셰르부르에서 요코하마(횡빈)까지 두달에 걸친 플루토늄의 행상수송계획은 테러리스트들의 탈취나 체르노빌 원전사고 등과 같은 끔찍한 사태가 해상에서 발발할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함께 앞으로 핵확산을 부를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일본 주변국들은 플루토늄의 대량반입 뒤에는 일본의 핵무장 의도가 깔려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
호주 국립대 앤드루 맥교수는 일본이 현재 핵무장의사가 없다 하더라도 『필요한 경우 핵무장 능력이 있음을 주변국에 과시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또 2차세계대전중 일본이 핵무기 개발을 시도했던 사실 등에 비춰 일본이 처음으로 대량의 핵물질을 보유하게 된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플루토늄 보유량이 늘고있는 것은 부분적으로는 핵무기해체 때문이지만 이보다는 서방국가들이 지난 70년대 석유파동 이래 에너지 자급을 위해 원자력 발전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데 주원인이 있다.
원자로의 주연료인 우라늄은 당시만 해도 값이 엄청난 수준인 반면 우라늄 대체연료인 플루토늄은 우라늄보다는 안전성은 뒤지지만 값이 훨씬 쌀 뿐아니라 고속증식원자로 연료로 쓰이는 과정에서 스스로 재생하기 때문에 매우 경제적인 연료로 관심을 모아왔다.
일단 시동에 필요한 비용만 투자하면 플루토늄을 연료로 하는 원자로는 더이상 연료비가 들지 않기 때문에 많은 나라들이 플루토늄에 매력을 느껴 고속증식로를 건설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핵에너지 계획을 추진중인 프랑스는 국내외에 플루토늄을 공급키 위해 지난 76년 국영기업 코제마를 설립,셰르부르 서부에 「라그 핵연료 재처리공장」을 세웠다.
라그공장은 이미 사용된 우라늄에서 15년의 과정을 거쳐 플루토늄을 분리해낸다. 여기서 이탈리아·독일·벨기에·스위스·일본 및 기타 국가들이 이미 사용한 핵연료에서 플루토늄을 추출,다시 각국으로 돌려보낸다. 이번 아카쓰키마루가 선적한 1.7t은 일본이 오는 2000년까지 수입할 30t의 일부다.
그러나 70년대 이후 핵발전의 위험이 광범위하게 인식됐을뿐 아니라 우라늄의 값도 폭락,건설해 놓은 고속증식로의 시동을 보류하는 등 정책전환이 요구됨에 따라 그간 누적돼온 플루토늄 재고는 전세계적인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환경보호운동가들은 플루토늄의 반감기가 2만5천년이나 된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플루토늄 보유량의 증가로 미래세대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플로토늄 수출 중단과 함께 상업용 플루토늄에 대한 공식 보호조처를 촉구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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