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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행사에 범여권 총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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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4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6.15 남북공동선언 7주년 기념 만찬'에 참석한 사람들. 오른쪽부터 이해찬 전 총리, 박상천 민주당 대표, 이희호 여사, 김대중 전 대통령, 이한동 전 총리, 박준영 전남지사,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 박광태 광주시장이다.[사진=오종택 기자]


뿔뿔이 흩어진 범여권의 핵심 인사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였다.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6.15 남북공동선언 7주년 기념 만찬'에서다.

행사에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이해찬.한명숙 전 총리, 김혁규.천정배 의원 등 범여권 대선주자군이 나란히 참석했다. 당초 참석 예정이던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숙부상을 당해 불참했다.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과 박상천 민주당 대표, 김한길 중도개혁통합신당 대표도 자리를 함께 했다. 권노갑 전 고문과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 박지원 전 비서실장, 문희상 전 열린우리당 의장 등 동교동계 인사뿐 아니라 송기인 과거사위원회 위원장 등 노무현 대통령과 가까운 이들의 모습도 보였다.

DJ 내외와 주요 참석자들은 행사에 앞서 별도 자리에서 환담을 나눴다. 다음은 주요 대화 내용.

▶DJ=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도 잘 풀리고 6.15 남북공동선언 기념 만찬도 하게 돼 기분이 좋다. (한명숙 전 총리를 바라보며) 지금도 예쁜데 젊었을 때는 얼마나 예뻤을까.

▶임채정 국회의장=이 자리에 대통령감만 해도 여러 사람이 모인 것 같습니다.

▶DJ=(웃으며) 그런 말은 위험한 말이에요.

▶박지원 전 비서실장=이 자리에 앉으면 다 대선주자입니다.

▶전윤철 감사원장=그래서 가시방석이네요.

▶김혁규 의원=경남지사 시절에 대통령께서 많이 도와주셨다.

DJ는 범여권을 향해 "대선에서 한나라당과 1대1 구도를 만들라"고 주문해 왔다. 지난 3월 이해찬 전 총리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선 "노무현 대통령과 내가 손을 잡으면 못 할 게 뭐가 있겠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를 지켜본 열린우리당의 한 의원은 "DJ와 노 대통령은 정권 재창출에 같은 뜻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범여권 통합 논의에는 속도가 붙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이날 국회에서 지도부.국회의원.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 연석회의를 열고 탈당파와 외부 시민사회가 진행 중인 대통합신당 창당에 동참하기로 결의했다. 다음 달 중순께 임시 전당대회를 열어 신설 합당 등 통합 방안을 정하기로 했다.

이해찬 전 총리는 이날 민주당 박상천 대표에게 열린우리당의 진로와 관련해 "새 당이 (외부에) 하나 만들어지면 거기로 다 가기로 했다"며 "방향은 오늘 잡았고 나중에 전당대회만 소집하면 된다"고 말했다.

정대철 고문과 문희상 전 의장, 문학진.김덕규.이미경 의원 등 15명은 15일 집단탈당하기로 했다. 이들은 이미 탈당한 이들과 함께 민주당 및 중도개혁통합신당을 상대로 대통합 협상을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18~20일에는 정동영 전 의장과 일부 의원들이 추가 탈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탁.정강현 기자<sunty@joongang.co.kr>

사진=오종택 기자 <jongt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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