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미 의회도 “인물 교체바람”/여성·흑인·소수민족계 대거 진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하원서만 현역의원 24명 낙선/김창준씨 입성 이민사에 새장
미국총선에서도 변화의 바람은 거세게 몰아쳤다. 여성과 흑인·소수민족 출신의 의회진출이 전례없이 늘었고 현직의원 출마자의 낙선이 많아 「반현직」현상이 두드러졌다.
특히 민주당으로 출마한 여성과 흑인·소수민족 후보들이 대거 당선,이들의 발언권이 상당히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의회에서는 미 언론이 「반현직 열기」라고 표현하는 것처럼 하원에서만 현직출마자가 24명이 낙선하고 1백5명의 새얼굴이 등장,대공황 직후인 지난 32년이후 최대의 변화를 보였다.
정원 1백명중 35명을 개선한 이번 상원선거에서 가장 화제를 모은 것은 흑인여성 상원의원의 탄생이다.
지난 3월까지 일리노이주 쿡 카운티의 문서기록담당 공무원으로 일하던 캐럴 모즐리브론(45·민주)은 여성단체의 적극적 지지에 힘입어 당선,유일한 현직 흑인상원의원으로 일하게 됐다. 여성 상원의석은 이에 따라 6석이 됐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상원 2석을 여성이 모두 차지하는 기록을 세웠다. 다이앤 파인스타인 전 샌프란스시코시장(민주)과 바버라 복서 하원의원(민주)이 공화당 남성후보를 물리치고 나란히 상원에 진출했다. 「테니스화를 신은 주부」라는 조롱을 받은게 정치입문의 동기로 알려진 패티 머리(민주)로 워싱턴주에서 당선됐다. 4백35명 전원을 다시 뽑은 하원의원선거에서도 여성당선자는 전보다 28명 늘어 47명에 이르렀다.
위스콘신주에서 아다 디어(민주)가 인디언 여성으로는 최초로 의원이 됐으며,뉴욕 예비선거에서 스티븐 솔라즈의원을 물리쳐 파란을 일으켰던 니디아 벨라스케스(민주)도 푸에르토리코출신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의회에 발을 딛는 기록을 세웠다.
흑인의 의회진출도 활발했다. 하원에서 13명이 늘어난 38명의 흑인의원이 탄생했다.
특히 그동안 흑인의원을 낸 적이 없는 플로리다·앨라배마·버지니아 등 남부 5개주에서 흑인들이 하원진출의 꿈을 이뤘다. 소수민족의 의회진출 또한 크게 늘었다.
그중에서도 한인의 정계진출은 괄목할 만했다. 우선 미국이민 1백년만에 처음으로 재미교포 1세인 김창준 다이아몬드바시장(공화)이 연방하원에 진출,한인 이민사에 새장을 열었다.
이밖에 임용근씨가 오리건주 상원의원으로 당선되었으며 주하원과 시의원에 도전한 한인이 각각 2명 등 모두 5명이 정계진출에 성공했다. 이전까지는 한인 3세 재키 영씨가 하와이 주하원의원에,교포 2세 마사 최씨가 시애틀 시의원을 지낸 것이 고작이었다.
한인출신이 대거 당선된 것은 재미교포가 1백20만명에 이르는 등 미국내 기반이 탄탄해진데다 88올림픽이후 한국에 대한 인식이 크게 개선된데 힘입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본계로는 대니얼 이노우에(민주)가 하와이 상원의원에 재선됐고 캘리포니아주의 하원의원 노먼 미네타(민주)와 로버트 마쓰이(민주)도 재선됐다.
벤 나이트호스 캠벨 하원의원(민주)은 콜로라도주 상원의원으로 당선,유일한 인디언출신 상원의원이 됐다.
히스패닉계는 하원의석을 6석 늘려 17석을 차지했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는 의원들의 금융부정,세비인상 등으로 의원들의 윤리문제가 집중제기되면서 현직의원들이 대거 낙선했다. 그러나 거물급 정치인들은 대부분 재선에 성공했다. 상원의원중 공화당 원내총무인 로버트 돌의원이 재선됐으며 우주비행사 출신인 존 글렌의원(민주)도 재선에 성공했다.<곽한주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