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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가족공원 내달 초 문열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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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임진왜란이후 줄곧 외국열강의 군사기지 등으로 사용돼온 서울 용산미군기지 중 골프장부지 9만여 평이 「용산가족공원」으로 가꾸어져 11월초부터 문을 연다.
서울시는 용산미군기지 이전계획에 따라 지난해 5월 1차로 이전을 완료한 골프장부지에 9억원의 예산을 들여 의자·화장실 등 기본 간이시설을 설치하고 산책로 조성 등 마무리작업을 벌이고있다.
시는 당초 1백61억원의 예산을 들여 국제적 규모의 공원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미군측이 헬기장과 오수처리장 등 주변시설 3만여 평의 이전계획을 이전비용문제 등으로 연기함에 따라 골프장부지 9만평에 대해서만 공원조성사업을 추진해왔다.
시 관계자는 『1백54만평에 이르는 미군기지가 완전 이전하는 97년 이후 전체부지에 대한 종합적인 이용계획을 세워야하기 때문에 가족공원에는 최소한의 기본시설만 설치했다』고 말했다.
길이 4·6방의 산책로는 시멘트포장으로 인한 발의 충격을 줄이기 위해 마사토로 다듬었고 골프장그린으로 이용해온 공간에는 메밀을 심어 시골정취도 느끼도록 했다.
또 부지 내에 2천여 그루의 나무를 새로 심어 녹지공간을 최대한 조성했으며 11곳에 흩어진 소규모 연못에는 연꽃과 붕어·가재 등이 어우러져 자연정취를 물씬 풍기도록 했다.
그러나 드넓은 녹지공간에 비해 주차공간이 절대부족, 차량 60여대분의 주차장 1개소만 설치돼 있어 심각한 주차난이 예상되고 있다.
또 전등시설도 없어 이용시간이 4∼9월까지는 오전5시∼오후7시, 10월∼익년3월까지는 오전6시∼오후6시까지로 제한된다.
대중교통시설로는 일반버스 88, 81-1과 좌석버스 797번이 있고 지하철 4호선 이촌역, 국철 이촌역을 이용할 수 있다.
용산공원은 임진왜란(1592∼1598)당시 왜군이 병참기지로 사용했으며 임오군란(1882) 때는 청나라군이 주둔했고, 갑신정변(1884)과 러일전쟁(1904)이후 해방 전까지는 일본군이 사령부로 강점했었다.
또 해방이후에는 미 군사고문단이, 6·25동란이후에는 유엔군과 주한미군사령부가 들어서는 등 우리 땅이면서도 서울의 이방지대가 되어 역사의 오욕을 함께 한 곳이다. <최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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