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대하는쪽서 조건 내세우면 안돼/정치하게 되면 주식까지 완전 정리”
김우중대우그룹회장은 27일 오후 1박2일간의 동경 방문을 마치고 귀국,김포공항에서 대기중이던 기자들과 즉석회견을 갖고 20여분간 자신의 대선출마여부 등에 관한 입장을 피력했다.
김 회장은 여전히 출마여부를 명확히 밝히지는 않았지만 지난 25일 광주에서 측근이 서재경대우그룹이사를 통해 표명했던 정치불참여의사를 정면 부인하고 아리송한 여운을 남기는 등 출마쪽으로 한발 더 다가선듯한 인상을 풍겼다. 다음은 일문일답.
대우관련 주식이 폭락하고 있다. 거취를 명백히 밝혀달라.
『이런 상황이 오도록 만든 것이 누구냐.』
지난 25일 새한국당의 이종찬의원과 만난 자리에서 양다리 걸치기식은 하지않겠다는 뜻을 표명했다는데 무슨 뜻이냐.
『누구든지 정치를 하려면 기업을 명확히 정리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지 않고는 정치는 할 수 없다. 돈을 버니까 권력도 노린다는 식으로 보도하는 것은 잘못이다. 내가 언제 권력을 잡겠다고 말했느냐.』
지난 25일 광주에서 측근인 서재경대우이사가 밝힌 김 회장의 거취문제에 대한 입장표명이 공식적이냐.
『나는 누구를 대신시켜서 말한 적이 없다. 내가 하면 내가 하지 왜 남을 시키느냐.』
정치를 하면 회사를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어느 선까지 정리해야 한다는 뜻이냐.
『주식까지 포함해서 완전히 정리하는 것을 뜻한다.』
새한국당에서 후보로 추대한다면 어떻게 하겠느냐.
『추대한다는 말을 들어보지도 못했고 공식요청을 받은 바도 없다. 요청을 받으면 그때가서 생각해봐야 하는데 지금 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느냐.』
사적으로도 요청받은 바 없는가.
『없다.』
신당에서 내세우고 있는 조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나가고 싶은 사람이 조건을 내세우는 것이지 추대하는 사람들이 조건을 내세우는 것은 아니다.』
평소 정치개혁을 주장해 왔다는데.
『지도자라는게 쉬운 것은 아니다. 지금 정치는 바람직하지 않다. 옛날 박정희대통령때만 하더라도 40대 위주로 정치를 했기 때문에 나라 전체가 생동감이 있었고 창의력도 발휘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모두가 옛날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현 정치인들)로는 정치개혁이 불가능하다. 희생하고 봉사하는 사람들이 정치를 해야한다.
많은 사람들이 나라를 걱정하고 있으나 기회가 없어 움직이지 못했던 것이다. 현재의 정치인들로서는 정치개혁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서면 누구나 나설 수 있는게 아니냐. 40대후반의 허리가 있어야 하며 사회전체도 컨센서스가 있어야 한다.』
현 정치인이 고치지 않으면 김 회장은 어떻게 하겠는가.
『나는 사업만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25년간 사업만 해오면서 남에게 피해준 일이 없다.』<김진기자>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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