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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구포도 정차…갈수록 '저속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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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내년 4월 개통하는 경부고속철이 경남 밀양과 부산 구포역에도 정차한다.

이에 따라 경부고속철도의 정차역은 서울~용산~광명~천안.아산~대전~동대구~부산의 7개 역에서 9개로 늘어난다.

건설교통부는 25일 "고속철의 수익성과 지역 주민의 편의를 고려해 밀양과 구포역에 정차시키는 방안에 대해 철도청과 협의를 끝냈다"고 밝혔다. 철도 이용객이 하루 평균 9천6백여명과 7천1백여명 되는 구포역과 밀양역에도 고속철을 정차시켜 이들을 승객으로 끌어들여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대구 이남 구간은 고속철 전용 선로가 아닌 기존선을 이용하기 때문에 승강장을 따로 마련할 필요도 없어 고속철을 정차시키는 데 추가 비용도 들지 않는다.

건교부는 또 고속철을 개통할 경우 밀양역과 구포역에 정차하던 무궁화호와 새마을호의 편수가 줄어 지역 주민들이 철도 이용에 불편이 발생하는 만큼 이를 보완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중간 정차역이 자꾸 늘어남에 따라 고속철이 '저속철'로 전락해 운행 효율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일부에선 총선을 의식한 선심용이라는 말도 나온다. 또 무궁화호나 새마을호가 서던 기존 정차역에 고속열차까지 정차할 경우 신호체계 등이 뒤섞여 안전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건교부는 시간대별로 일부 차량만 정차하는 방식을 통해 당초 예정대로 2시간40분대에 서울~부산 구간을 주파토록 할 방침이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중간에 2개역만 정차하는 열차, 3개역만 정차하는 열차 등으로 열차 운행 방식을 다양화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개통 후 운영수익을 고려해 4개 역 이상 정차하는 열차를 도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본 신칸센의 경우 중간 정차역의 수와 열차 속도에 따라 크게 세 종류로 운행하며 요금도 차등 적용하고 있다.

또 안전 문제와 관련, 건교부는 주행 시험을 마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충북 오송, 경북 김천.구미, 울산역 등의 중간역은 2단계 사업이 완공되는 2010년까지 신설할 방침이어서 내년 4월 1단계 개통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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