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여유 없다" 부자가 더 불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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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일이 많을수록 스트레스가 커지는 것처럼, 돈 많은 부자일수록 시간 부족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더 많이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월스트리트 저널 인터넷판은 텍사스 주립대 경제학과의 대니얼 헤이머메시와 이정민 교수의 연구결과를 인용해 '부자들이 시간에 대해 더 많이 불평하는 경향이 있다'고 24일 보도했다. 두 경제학자는 4개 대륙의 커플들이 느끼는 직장 일 및 일상 잡무와 스트레스의 상관관계를 수학적인 방법으로 조사해 전미경제연구소(NBER) 보고서에 발표했다. 조사 대상국가에는 미국.호주.캐나다.독일과 함께, 최근 '10억 만들기'와 '부자 아빠' 열풍이 불고 있는 한국도 포함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시간에 쫓기며 살고 있다고 불평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고소득 가정에서 월등하게 많이 나왔다. 직장과 가정에서 똑같은 시간을 쓰면서도 고소득층이 더 여유 없이 쫓기면서 살고 있다는 것이다.

또 시간 스트레스에 대해 남자와 여자가 느끼는 정도에도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흔히 시간 스트레스는 '수퍼우먼'이 아니면 배겨낼 수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집안 일과 직장 일에 짓눌려 지내는 직장 여성들이 가장 심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객관적인 시간 스트레스를 조사한 결과에서는 뜻밖에도 남녀 간의 차이가 없었다. 직장을 가진 남녀가 직장과 가정에서 같은 시간을 일해도 여성이 시간에 더 쫓기며 사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두 경제학자는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여성들이 남성보다 더 다양한 책임을 맡고 있거나 관리자 역할을 떠맡았기 때문에 더 초조해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 보고서 원문은 인터넷(http://www.nber.org/papers/w10186)에 올라 있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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