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입성때 감격 되살아나”/백발의 노병들 모부대 방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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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후배 장병과 국방의지 다짐
「6·25」당시 평양입성 최선봉에 섰던 육군 제1사단 12연대 장병들이 칠순의 노병으로 다시 부대를 찾았다.
평양에 입성한지 꼭 42년만인 19일 모부대의 초청으로 개성이 내려다 보이는 서부전선끝 12연대를 찾은 「12친목회」(회장 김점곤·67·당시 연대장) 회원 30명.
머리엔 백발이 성성하고 깊게 파인 주름의 세월이 거동마저 불편하게 만들었지만 「6·25」당시에는 파죽지세로 북한군을 내몰아 평양에 첫발을 내디뎠던 역전의 용사들이다.
12연대는 50년 9월15일 경북 영천군에서부터 「뛰다시피」 북진,50년 10월19일 평양에 최초 입성했던 것.
김성동12연대장(43)의 초청으로 이루어진 방문에서 선배 연대원들은 후배들의 질문에 젊은날의 추억을 상기하며 한껏 들뜬 모습들.
당시의 열악했던 물자로 어떻게 그리 빠른 진격이 가능했는가라는 질문에 『모두가 「빨리 빨리」라는 의욕으로 충만,사기가 높았기 때문이며 작전명도 자연스럽게 「빨리 빨리」라 붙여졌다』고 했다. 『하루 40㎞∼50㎞씩 뛰다시피 진격하기 위해 전리품중 미군이 기념품으로 선호했던 소련제 「따발총」과 「떼떼권총」을 미군에게 건네주며 ××지점에 공중포격을 집중해달라』고 부탁했다는 숨겨진 이야기를 털어놓기도 했다.
김 연대장은 『후배 장병들에게 연대의 좋은 전통과 역사를 남긴 훌륭한 선배들의 경험담을 들려줘 긍지를 갖도록 이같은 행사를 기획했다』며 『앞으로 연대연례행사로 정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선배 장병들은 『주변 강국의 다변화된 국제정치속에서 묵묵히 철책을 지키는 여러분이야말로 이 나라의 보배』라며 『공산주의는 철학과 사상의 집단이므로 북한의 군사전략 등에 대한 공부도 훈련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당부했다.<최상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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