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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측근, 2002년 에리카 김에 편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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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2002년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측근인 김백준씨가 미국의 에리카 김씨에게 팩스로 보낸 영문 편지. 김백준씨는 에리카 김씨에게 그녀의 동생인 김경준 BBK 사장의 행방을 알려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측근인 김백준 전 서울지하철공사 감사가 '다스'의 BBK 투자와 관련해 2002년 재미동포 여성변호사 에리카 김(44)씨에게 영문 팩스 편지를 보냈다고 일요일에 발매되는 중앙SUNDAY가 10일 보도했다. 다스는 이 전 시장의 맏형 상은씨와 처남 김재정씨가 운영하는 현대차 납품업체다.

BBK는 2000년 이 전 시장과 LK-e뱅크를 함께 설립했던 김경준씨가 1999년 한국에서 세운 투자자문사로 에리카 김은 김씨의 누나다. 그간 이 전 시장 측은 김씨와 LK-e뱅크 동업 사실은 인정했지만 BBK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해 왔다.

다스가 BBK의 펀드에 투자한 190억원(이 중 40억원만 회수)을 놓고 박근혜 전 대표 측이 '이 전 시장이 다스의 실제 소유자'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이 전 시장은 '큰형과 처남의 회사일 뿐'이라고 해명해 왔다.

박근혜 전 대표 측은 10일 "2000년 12월에 방영된 MBC의 '경제매거진'프로그램에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BBK의 관계를 입증하는 장면이 나온다"며 해당 영상물을 공개했다. 영상물 속에서 이 전 시장이 당시 MBC 경제부 기자였던 열린우리당 박영선 의원(오른쪽 뒷모습)과 인터뷰를 하기 위해 여의도의 BBK 사무실로 함께 들어가는 장면이 나온다. 이 전 시장(오른쪽에서 둘째)이 박 의원을 안내하고 있으며, 가운데 정면에 하얀 와이셔츠를 입고 있는 사람이 사기사건을 일으킨 투자회사 BBK의 김경준 사장이다. 이 전 시장과 김 사장은 LK-e뱅크를 공동으로 설립했으며, BBK가 문제되자 이 전 시장은 김 사장과 관계를 청산했다고 해명했다. 동영상=tv.joins.com [사진=김정하 기자]

중앙SUNDAY가 입수한 편지는 김 전 감사가 2002년 7월 20일 에리카 김씨에게 보낸 것으로 "M B Lee(이명박)가 '대부(다스의 전신)'의 투자회수와 하나은행의 투자상환 때문에 매우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고 적혀 있다. 편지의 맨 뒤엔 김백준씨의 서명과 함께 '이명박을 대신하여'라는 문구가 있다. 이에 대해 이 전 시장 캠프의 장광근 대변인은 '어려운 처지'라고 쓴 데 대해 "하나은행과의 소송 때문에 어렵다는 게 주된 내용이고 대부(다스)와 관련해서는 형의 손실이 커 입장이 안타깝고 곤란하다는 뜻을 전한 정도"라고 말했다.

남궁욱 기자
사진 =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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