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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 스캔들 매듭짓는 이스라엘 대통령선거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13호 10면

1970년대 초 헨리 키신저는 사교계 모임에 자주 모습을 드러냈다. 미모의 여성들과의 만남은 불가피했다. 해명을 요구받자 키신저는 “권력은 최고의 최음제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남자가 가진 권력이 매력적인 여성들을 더 많이 만날 기회를 제공한다는 뜻이 담겼다. 자고로 권력과 성(性)은 불가분의 관계였다.

성서에 나오는 다윗과 밧세바의 이야기도 그런 예다. 기원전 1000년께 다윗왕은 목욕하는 여인 밧세바를 보고 반한다. 그 여인이 충성스러운 부하 우리야의 부인임을 알고도 정을 통해 아이를 갖는다. 이어 우리야를 사지로 내몰고, 그가 죽자 밧세바와 결혼식까지 치른다. 범죄라고 할 수 있겠지만 다윗은 무사했다. 막강한 권력 때문이었을 것이다.

13일 이스라엘 의회는 섹스 스캔들로 망신살이 뻗친 모셰 카차브 대통령의 후임 대통령을 뽑는다. 1945년 이란 출생으로 51년 이스라엘로 이주한 카차브는 2000년 대통령에 당선됐다. 7년 임기의 첫 대통령이자 이슬람 국가에서 출생한 첫 대통령으로 주목을 받았다. 특히 노벨평화상 수상자 시몬 페레스라는 거물 정치인을 꺾고 대통령에 당선돼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는 직무정지 상태다. 지난해 여름 터진 성추문 때문이다. 카차브는 90년대 후반부터 시작해 대통령에 오른 뒤에도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여러 명의 여성을 성추행 또는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본인은 부인하지만 정황은 결코 그에게 유리해 보이지 않는다. 의원내각제로 총리가 실세인 이스라엘에서 대통령은 상징적 자리다. 그러나 현직에 있을 때는 면책특권이 있으며 사임 후 재판에 회부될 수 있다. 7월로 임기가 끝나는 카차브에게 혐의가 인정될 경우 이스라엘 법률상 최고 16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다윗 시절로부터 3000년이 흐른 이제 섹스를 위한 권력엔 철퇴가 가해지고 있다.

한편 13일의 대통령선거엔 올해 84세의 고령 페레스가 “마지막으로 국가에 봉사하겠다”며 재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지난주
5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북한을 최악의 독재국가로 꼽으며 독재자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
6일 중국 남중국해역에서 100억t 이상의 원유에 상당하는 대체 에너지원 ‘가스 하이드레이트’ 확보. 이 에너지원은 가연성 물질인 메탄가스가 고체로 굳어져 있어 표면이 얼음과 비슷함
7일 G8(주요 7개국+러시아) 정상회담=독일 하일리겐담에서 열린 G8 회담에서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1990년 수준의 절반으로 줄이기로 합의
 
▶이번주 
10∼11일 부시 미 대통령 불가리아 방문
13∼16일 훈센 캄보디아 총리 일본 방문
14일 브뤼셀에서 나토 국방장관과 나토-러시아 회의 개최
14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폴란드 방문
15일 마카오에서 세계 최초의 마작 세계선수권 대회 개최
17일 런던에서 포클랜드 전쟁 25주년 기념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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