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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의학지 발표 논문 수|한국 56위에 그쳐-미 의학논문정보센터 최근 집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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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세계 학계의 이목이 집중되던 노벨의학상이 미 국및 스위스태생 화학자들에게 돌아갔다는 소식을 접하는 가운데 한국 의학계의 주요 논문발표 수준이 전세계에서 56위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나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국내 의학계에서는 최근 간이식등 장기식의 성공적 수행과 컴퓨터 단층촬영 등 첨단장비를 통한 검진·치료기술의 발전으로 의료수준이 선진국과 비슷한 위치로 발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의학수준의 척도가 되는 의학논문 저술활동은 빈약해 세계적인 의료정보기관인 미국의학논문정보센터(SCI)의 최근조사에 따르면 세계의 학문헌지에 기록된 국내 의학논문은 지난 81년부터 85년까지 단 2백71편에 불과해 세계 58위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 86년 이후에도 연간 1백28∼2백25편에 머물러 56위 정도인 것으로 SCI는 밝혔다.
이번 조사자료는 미국 시카고대의 한 유학생이 SCI자료를 국적별·연도별로 집계한 것을 서울대의대에서 입수한 것으로 전세계 의학문헌에서 우리 논문이 0.02%에 불과한데 비해 미국이 46만8백61편의 논문(40.3%)을 게재해 1위를 차지했으며, 일본이 6만4천6백63편의 논문(6%)으로 3위를 기록하는 등 국내 의학 수준이 선진국과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현재 국내에서는 1백50여종의 의학지에 매달 2천여편의 논문이 실려 연간 모두 2만편 이상의 논문이 발표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따라서 이같은 조사결과는 국내에서 발표되는 논문 중 세계적으로 인정받을만한 논문이 극히 드물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국내의학의 질적 수준을 간접적으로 평가해주고 있다.
이에 대해 의료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우수한 논문들이 관계자들의 무관심으로 단지 세계적인 문헌지에 게재되지 않아 생긴 결과』라고 자위하면서도 『기초의학을 무시한채 임상의학만을 중시, 양적인 성장은 이뤘지만 기초의학이 부실해 최첨단 의술을 펴지 못하는 국내의학의 질적 수준을 나타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적어도 전세계 논문의 3%인 7천편 정도의 논문이 세계문헌지에 게재돼야 정상』이라며 국내 의학자들의 분발과 함께 의학계 전체가 우수한 논문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지원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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