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PPING] 깔끔한 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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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노출의 계절이 다가오면서 '털털한(?)' 여성들이 바빠졌다. 민소매 셔츠나 짧은 치마를 예쁘게 입기 위해 겨드랑이.다리의 체모를 제거해야 하는 것이다. 시중에는 면도기.제모 크림.제모 왁스.모근 제거기 같은 다양한 제품이 나와 있다. 지난달 온라인 쇼핑몰 옥션에서 팔린 제모 제품은 하루 평균 1000여 개. 이 중 왁스가 차지하는 비율은 30.3%로 제모 크림(23.8%)을 제쳤다. 옥션 측은 "미국 드라마를 많이 보는 소비자들이 서양 여성들에게 보편화된 왁스를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제모기와 면도기의 판매 비중은 합쳐서 45.9%였다.

◆왁스와 제모 크림=왁스 제품은 점성이 강한 액체 상태의 왁스를 열로 녹여 피부에 발랐다가 굳으면 떼어내면서 털을 제거하는 원리다. 피부에 밴드를 붙였다 떼어내면 체모가 함께 떨어져 나오는 것과 같은 원리다. 빠른 시간에 털을 없앨 수 있어 간편하지만 통증이 심한 편이다. 민감한 피부는 벌겋게 부어오르는 등 자극이 있을 수 있다. 비트의 '콜드 왁스 스트립'은 두 손 사이에서 10초 정도 데워 붙이는 제품이다. 20장에 1만8000원대. 캐나다 수입제품인 '뭄'(345g.4만원대 초반)은 전자레인지에서 10초 데운 뒤 사용한다. 너무 뜨겁게 데우면 화상을 입을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최근엔 테이프 타입이 더 간편하다고 인기를 끌고 있다.

제모 크림은 국내에선 10여 년 동안 보편적으로 쓰인 방법이다. 크림의 화학 성분이 털 안의 수분을 증가시켜 비틀어 뜯기 쉬운 상태로 만들어 준다. 통증이 없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예전 제품은 바르고 10분 정도 지난 뒤에 체모를 긁어냈지만 최근에는 이 시간을 3분 정도로 단축시킨 제품이 나왔다. 비트의 '3분 스피디 제모 크림'은 150g 대용량이 8000원대. 서울 신사동 하늘느낌 피부과의 최천필 원장은 "제모 크림을 자주 쓰면 접촉 피부염을 유발할 수 있다"며 "왁스와 제모 크림 모두 신체의 일부에 먼저 테스트해 보고 쓰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면도기와 모근 제거기=면도기를 사용하면 통증 없이 간편하게 털을 밀어낼 수 있지만 2~3일이면 다시 털이 자라나는 것이 문제다. 또 면도한 뒤 자라는 털은 단면의 굵은 부분부터 자라나기 때문에 면도 전보다 털이 더 거뭇하게 보일 수 있다. 그래도 코밑에 난 솜털처럼 피부가 약한 얼굴 부위의 털은 뽑아내는 것보다 면도하는 것이 낫다. 질레트의 비너스 여성용 면도기는 살갗에 닿는 밴드 부분에 알로에 성분의 윤활제가 함유돼 있다. 8000원대. 세이코의 여성용 전기면도기 BC900은 전체 방수라 면도 크림을 바르고 사용할 수 있다. 2만5000원대.

제모기는 족집게가 빠르게 돌아가며 털을 잡아 뽑는 방식이다. 다시 체모가 자라는 데 걸리는 시간은 2주 정도. 하지만 털을 뽑아내는 만큼 따끔따끔한 통증이 따른다. 자극으로 인한 모낭염, 모공 부위의 색소 침착 등 부작용도 일부 소비자에게서 발견된다. 필립스가 최근 출시한 '사티넬 아이스 프리미엄'은 아이스 쿨러를 장착해 통증을 완화시킨다. 10만원대. 레브론의 '여성용 듀얼 퍼포즈 제모기'(10만원대)는 제모기 상단을 교체하면 면도기로도 쓸 수 있다.

◆레이저 영구 제모술=제품을 사용한 면도.제모는 모두 일시적인 방법이기 때문에 최근엔 피부과를 찾아 레이저 영구제모술을 받는 이들도 있다. 레이저로 모근 세포를 태워 털이 자라지 못하게 하는 방법. 털의 생장 주기에 따라 한두 달 간격으로 5~8회 시술을 받아야 털이 완전히 없어진다. 평생 털 고민에서 해방돼 좋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다. 코밑 솜털 같은 좁은 부위는 1회 시술에 5만원 안팎, 다리같이 넓은 부위는 1회 시술 비용이 수십만원에 이른다.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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