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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억류 국군포로 전용일씨 입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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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에서 탈출해 지난 11월 초 위조여권으로 귀국하려다 적발되어 중국에 억류중이던 국군포로 전용일씨가 24일 인천국제공항을통해 입국하며 부인과 함께 손을 흔들고 있다. [영종도=연합]

위조여권으로 한국에 오려다 중국당국에 억류된 국군포로 출신 전용일(72)씨가 24일 오후 중국 옌지(延吉)에서 CA 134편으로 입국했다. 전씨는 여권위조 및 밀입국 등 중국법 위반혐의를 받아왔으나 중국 정부가 기소를 포기해 한국으로 오게됐다.

전씨의 입국은 탈북 국군포로는 중국만 오면 한국에 들어올 수 있다는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씨는 탈북자 여성 1명과 동반 입국했다.

외교통상부 박준우(朴晙雨) 아태국 심의관은 "전씨는 중국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아와 처벌이 불가피했으나 우리 정부의 외교적 노력으로 중국 정부가 전씨에 대한 약식 사법처리에 동의해 국내 송환이 이뤄지게됐다"고 밝혔다.

1953년 8월 한국전쟁 중에 실종 신고된 전씨는 올해 여름 북한을 탈출했다. 9월 베이징(北京)주재 한국 공관을 통해 한국행을 시도했으나 국방부가 국군포로 전사자 명부는 확인 않고 생존자 명부만 파악, '국군포로가 아니다'고 전달하면서 좌절됐었다. 초조해진 전씨는 저장(浙江)성으로 이동, 위조여권을 만든 뒤 지난달 13일 항조우(杭州) 공항을 통해 귀국하려다 중국 공안에 체포됐다.

강찬호 기자

[전씨와의 일문일답]

24일 오후 50년만에 고국땅을 밟은 국군포로 출신 탈북자 전용일(72)씨는 "지난 50년간 한국을 위해 살았고 정부 덕분으로 인생말년에 건강하게 고향에서 살게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전씨를 동반한 최응희(67.여)씨는 "10월 중국에서 전씨와 만났고 여기서 같이 살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전씨와의 일문일답.

-- 50년만에 고향땅을 밟았는데 소감은?

▲저는 50년간 한국을 위해서 '복무'했고, 생을 두고 잊지 않겠다.

-- 북한에서의 생활은 어떠했나?

▲그거야 어떻게 다 말하겠나.

-- 중국에서 억류됐을 때 고향에 가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은 안했나?

▲그랬다. 그러나 나는 철저하게 한국을 위해 살았고 (중국 당국에) 반드시 한국에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 앞으로 여생을 어떻게 보낼 생각인지?

▲행복하게 보내야겠다. 한국 정부 덕분에 인생 말년에 고향산천에 찾아와 건강하게 살게 됐다.

-- 도움을 요청했던 주중 한국대사관의 미온적 대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기분이야 그렇지만 고향가자고 했다. (영종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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