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IT 기업, 런던 벤처 증시로 오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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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50여 개 중국 기업의 주식이 AIM에서 거래되지만 한국 기업은 아직 한 곳도 없습니다."

마틴 그래함(사진) 영국 AIM대표 겸 런던증권거래소(LSE) 시장담당 이사는 5일 한국의 유망 중소기업이 보다 적극적으로 해외 증시에 진출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AIM은 런던거래소 산하 중소.벤처기업 전문 주식시장으로 1995년 출범했다. 현재 세계 각국의 1639개 회사 주식이 거래된다. 그래함 대표는 한국기업 등록유치를 위해 서울에 왔다.

그는 "AIM에는 발행주식수 제한이나 수익성 규정 등이 없다"며 "세계 어느 증권시장보다 등록규정이 유연해 중소기업 자금조달에 유리하다"고 밝혔다. 성장 가능성이 크지만 까다로운 회계 규정 등 때문에 미국이나 한국 증시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운 기업이 이용하기 좋다는 것이다. 그는 "국제적인 증권시장에서 주식이 거래되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며 "특히 한국엔 정보기술(IT) 분야 등에 우수한 기업이 만큼 이들이 AIM을 이용하면 더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느슨한 등록 규정 때문에 미 증권 당국이 AIM을 도박판에 비유했던 것 아니냐"는 물음에 그는 "AIM이 경쟁상대인 나스닥 등에 비해 인기를 끌자 질투심에서 엉터리 수치를 가지고 비난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올 초 "AIM 신규등록 기업 중 30%가 1년 안에 사라졌다. 카지노 같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는 "AIM규정은 느슨한 것이 아니라 현명한 것"이라며 "AIM 투자자의 60%가 메릴린치 같은 기관투자가란 점이 이를 반증한다"고 밝혔다.

뉴욕증권거래소와 유로넥스트의 통합거래 등 세계 주요 증권거래소간 합종연횡에 대해 그는 "증권시장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며 "런던거래소도 각국 거래소와의 제휴를 통해 경쟁력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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