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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교육 혁신 예고「CBE」SW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당신이 컴퓨터를 잘 다루지 못한다면 그것은 당신 잘못이 아니라 컴퓨터 탓입니다. 이미 컴퓨터업계에 나돌고 있는 말이다. 요새 컴퓨터는 개량이 거듭돼 점점 배우기 쉽고 쓰기 편해지고 있다.
특히 교육 방식 개선에 미친 영향은 아주 대단하다. 지금까지의 교육 제도는 가르치는 사람 중심으로 수준과 진도가 정해져 있다. 그러나 컴퓨터는 배우는 사람 중심으로 그 능력에 따라 진도가 조절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았다.
그 대표적인 것이 CBE(Computer Based Education) 소프트웨어에 의한 자율학습이다. CBE란 쉽게 말해 책과 강의와 실력 체크까지를 컴퓨터가 대신하는 것이다. 학습자는 개인용 컴퓨터 앞에 앉아 키보드를 두들기기만 하면 된다. 꼼꼼한 가정교사처럼 모르면 몇번이고 반복해 깨달을 때까지 더 쉬운 문제, 다양한 설명으로 가르친다.
교실·강사부족을 해결할 수 도 있고 무엇보다 개인별 수준을 조절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는 곧 삭막한 컴퓨터가 의외로 교육에서만은 가장 인격적이고 민주적인 교육방법을 제시해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과 일본에서는 학교교육에서도 학력차가 심한 과목 또는 부족교사 해소책의 하나로 CBE도입에 눈을 떠가고 있다. 특히 변동이 심한 기술교육에서는 그 진가가 더욱 돋보인다.
우리나라도 포항제철·직업훈련관리공단·교육개발원·전기통신공사 등에서 CBE 소프트웨어개발에 열의를 보이고 있다.
근래 들어 업계에서도 경쟁적인 참여가 눈에 띄는 것으로 보아 상업적 보급도 밝아질 전망이다. 그렇다고 궁극적으로 사제간의 인격적 유대, 사회적 연대감등 본질적인 인간 정서 문제까지를 대신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전에 할일은 학교 교육이 형식주의를 벗어나는 대담한 변신을 통해 인간과 기계가 조화를 이루도록 환경을 만들어 가는 일이다.【백석기(한국정보문화센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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