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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3사 아침드라마 불꽃경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방송 3사간에 아침 연속극 경쟁이 불붙었다.
KBS-2TV와 MBC는 5일부터 『비오는 날 오후』『이젠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다』를, SBS는 12일부터 『가을여자』를 새 아침 드라마로 각각 선보이며 본격 시청률경쟁에 나선다.
극의 성격도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에는 밝은 분위기의 가정 코미디물을 한다는 과거의 고정관념을 깨고 성차별 사회의 문제, 가족의 불화, 미혼모와 삼각관계 등 무겁거나 갈등이 두드러진 소재를 다룬다는 점에서 저녁 연속극과 차이가 없어졌다.
이같은 변화는 SBS가 선도한 아침 시청률 경쟁에 KBS가 이번 가을 개편부터 발벗고 뛰어든 결과다.
경쟁의 발단은 SBS의 『겨울새』가 압도적 인기를 얻은 데 있다.
TV 시청률 전문 조사기관인 미디어 서비스의 집계에 의하면 『겨울새』는 지난 8∼9월 4개 채널의 모든 시간대를 통틀어 연속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고, 자매간의 세대차와 우정을 잔잔하게 묘사한 『두 자매』는 10위권 밖이었다.
아침부터 고부간의 비정상적 갈등을 다룬 『겨울새』가 독주를 계속하자 MBC도 긴장과 몰입의 드라마로 작전을 바꿨고 KBS-lTV와 달리 시청률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오락성 채널 KBS-2TV도 본격적으로 뛰어들게된 것.
아침 연속극은 지금까지 오전8시55분에 시작한 SBS의 『겨울새』가 끝나는 9시20분에 MBC의 『두 자매』가 시작되는 시차별 방송체제였고 KBS에는 없었다.
KBS-2TV가 새로 선보이는 『비오는 날 오후』는 SBS 드라마가 시작되기 15분전인 8시40분에 편성, 『우리 연속극을 보는 도중에 채널을 돌리겠느냐』는 시간대선점작전으로 나왔다.
KBS는 또 SBS 공채 1기생으로 『분례기』의 주연을 맡아 호평을 받았으며 『가을여자』에서도 이미 배역을 맡은 연기파 신영진(24)을 스카우트, 여기에 대항 편성된 『비오는 날 오후』의 주연으로 전격 캐스팅해 시작부터 신경전을 필치고 있다.
SBS는 아기를 낳지 못해 이혼당한 중년 주부의 인생역정을 그린 『가을여자』에서 4회째부터 남편의 이혼요구를 받는 등 빠른 전개속도와 한많은 사연으로 『겨울새』의 인기를 이어 받겠다는 계획이다.
MBC의 새 연속극 『이젠 아무도 사탕하지 않는다』도 그전 『두 자매』의 아침 연속극적 잔잔함을 탈피, 긴장감있는 갈등구조를 펼쳐 시청자의 몰입을 유도하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우선덕 원작의 『바람여자』를 각색한 『이젠…』은 남성 위주의 직장과 가정에서 고군분투하다 끝내 이혼을 딛고 새 사람과 출발하는 고난과 의지의 여성상을 그린다.

<조현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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