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대학입시 전면 폐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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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에서는 빠르면 내년부터 공립 대학 입학 시험이 전면 폐지된다. 고등학교 졸업장만 있으면 누구든지 대학에 진학할 수 있게 된다. 베네수엘라 차베스 대통령은 민영방송국 폐쇄로 비판 여론이 들끓는 가운데 최근 대학교육 개혁 방안을 내놓았다. 공립 대학 입학을 위한 자격 시험과 입학 시험을 모두 폐지하겠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언론 탄압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자 이에 대한 회유책으로 포퓰리즘에 입각한 서민 우대 정책을 펴고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차베스 대통령은 지금까지 대학입시가 가난한 사람들을 배제시키고 중상류층 자녀들에게 유리하게 만들어졌다고 비판했다. 가난한 사람은 대학 입시 준비를 위한 과외 공부를 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2012년까지 국립대 11개, 지방대 13개, 공대 4개를 새로 개교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국립대 11개는 보건대, 기초과학대, 예술대, 탄화수소대, 치안대, 언어대, 관광대, 재정경제대, 언론대, 농대 등이다. 흥미로운 대목은 자동차 배기가스 중 공해의 주범으로 손꼽혀온 탄화수소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대학까지 설립하겠다는 것이다. 차베스 대통령은 또 기존에 있는 29개의 공대와 기술학교는 새로 신설하는 공대로 합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베네수엘라에 있는 모든 대학교 교직원의 봉급을 28%에서 34%까지 인상해 지난 15년간 국가가 모아놓은 돈을 되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연말까지 은퇴한 대학 교직원에게도 소급액을 지불할 것이며 카페테리아와 컴퓨터 확충에도 적잖은 예산을 편성했다. 대학생 장학금도 매월 100달러까지 인상할 계획이다.

이장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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