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경제인의 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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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인도네시아항공사인 가루다 인도네시아의 김포공항지점장으로 3년 동안 일해온 테루나 자야씨는 한국생활에 크게 만족하고 있지만 3년 전이나 지금이나 개선되지 않고 있는 한국택시의「바가지요금」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갖고있다.
지금은 미터요금의 두배를 주는 것에 익숙해졌지만 3년 전 처음 바가지요금을 요구받았을 때는 무척 화가 나고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공항에서 일을 마치고 임시숙소였던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까지 택시를 타고온 뒤 미터요금을 내자 운전사가 미터요금의 두 배를 요구했다.
자야씨는 『그런 법이 어디 있느냐. 왜 먼저 얘기를 하지 않았느냐』고 따졌고 결국 다툼 끝에『원위치로 되돌아가자』고 운전사에게 요구, 공항으로 다시 돌아갔다.
자야씨는『외국인이라고 바가지요금을 받는 것도 불쾌했지만 미리 얘기도 없다가 무조건 웃돈을 요구하는 것에 더욱 화가 났다』며『공항으로 되돌아 가 다른 택시운전사에게 요금을 물어본 뒤 결국 요금을 두 배로 주고 다시 호텔로 갔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택시합승에 대해서도『같은 방향으로 가는 승객들이 한차를 이용하면 기름도 절약되는 등 많은 이점이 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도『먼저 양해를 구하지도 않고 멋대로 합승승객을 태우는 것은 개선돼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정부도 승객불만 카드제도를 강력하게 시행하고 있고 택시회사도 운전사들에게 친절교육을 수시로 해 바가지 요금이나 합승은 전혀 없다. 그는 『한국택시운전사들이 다소 불친절하고 바가지 요금을 받는데는 임금수준이 만족할 만큼 높지 못하고 택시운전사들이 영어에 익숙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이해하고있지만『한국을 처음 찾는 외국관광객에게는 좋지 않은 첫인상을 줘 장기적으로 큰 손해』라고 강조했다. <오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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