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너스티컵 축구 후원 필립모리스사 송덕영 한국지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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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결과적으로 한국 축구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힌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만 대회는 일단 성공작이었다는 자부심을 갖습니다.』
지난달 중국 북경에서 개최된 제2회 다이너스티컵 국제축구대회(8월22∼29일) 후원을 맡아 성공적으로 치러낸 필립모리스사의 송덕영(송덕영·49·사진) 한국지사장은 이번 대회를 계기로 명실상부한 동북아시아지역의 메이저축구대회로 자리를 굳히게 됐다고 말한다.
우여곡절 끝에 비록 중국에서만 거푸 대회를 치렀음에도 불구하고 남·북한을 비롯, 중국·일본 등 출전 4개국이 국가대표선수단을 파견함으로써 게임마다 수준 높은 경기를 펼쳤으며 총7게임에 연인원 30만명의 관중이 그라운드를 찾았다.
또 이 지역 신문·방송 등 각종 매스컴들이 앞다퉈 크게 보도해 줌으로써 당초 기대를 훨씬 웃도는 대성과를 거뒀던 것. 90년 창설, 2년마다 4개국을 순회하며 개최되는 이 대회는 당초 평양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북한측이 반납함으로써 부득이 북경에서 거푸 치러졌다.
이에 따라 제3회 대회는 반드시 평양 또는 서울에서 93년 중(94년엔 월드컵 및 아시안게임이 잇따라 개최돼 일정 변경이 불가피한 실정임)에 치를 것을 아시아축구협회(AFC)와 협의중이라고 밝힌 송사장은 이 대회 창설의 참뜻 역시 궁극적으로는 남·북한간의 체육교류에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데 있는 만큼 열과 성을 다해 반드시 평양개최를 성사시키겠다고 힘주어 말한다.
대회주최측인 AFC와의 계약조건은 8년간 4회 대회 개최를 기준으로 총1백50만달러(약12억원)를 지원하는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매 대회 비용만도 줄잡아 1백만달러(자체경비 포함)에 달해 이 지역 단일 이벤트로는 최대규모인 셈.
세계적인 담배 메이커인 필립모리스사가 이 대회와 인연을 맺기는 전적으로 송사장의 집요한 설득과 헌신적인 노력의 결실이라는 평가다. 이 지역에서 얻은 수익을 스포츠를 통해 환원 한다는 한 단계 높은 차원의 홍보 전략이 주요했던 것. 실제로 필립모리스사는 이미 이 지역에서 골프토너먼트(일본·라크컵), 테니스 서키트(홍콩), 모터사이클 그랑프리(인도네시아) 등 굵직한 스포츠행사를 후원함으로써 기업 이미지 제고에 큰 몫을 해오고 있다.
비단 담배회사라는 이름만으로 스포츠를 통한 수익의 사회 환원 노력을 매도하지 말아달라는 이색주문이다. <전종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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