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허가지연 주파수 부족 몸살 겪을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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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청와대와 체신부당국이 이동전화부문 제 2사업자 선정에서국민의 여론을 무시하고 선경을 졸속선정했다가 선경이 사업자 선정을 포기하는 사태가 벌어짐으로써 기술적으로 여러 가지 어려움에 봉착하게 됐다.
특히 우리나라의 국제적인 공신력 실추는 둘째 치더라도 주파수부족과 함께 당장 연간80∼1백%씩 급증하고 있는 카폰·휴대폰 등 이동전화가입자의 수용이 큰 문제로 등장했다. 한국이동통신에 따르면 전국의 이동전화가입자수는 지난8월1일 현재휴대폰 14만7천3백20여명, 카폰 8만7백40여명 등 총22만8전60여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체신부가 한국이동통신에 배정한 주파수의가입자수용능력에 비춰볼 때 수도권의 경우 내년 말이면 한계에 이르러 더 이상 가입자를 받아들일 수 없는 지경에 이를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체신부가 이동전화서비스 시스팀을 위해 확보하고 있는 주파수는 A밴드·B밴드와 확장대역인 A'·B'·A''밴드 등이다.
이중 A밴드는 8백25∼8백35MHz와 8백70∼8백80MHz의 10MHz대역으로 채널수는 층3백33개다.
또 B밴드는 8백35∼8백45MHz와 8백80∼8백90MHz의 10MHz대역으로 역시 채널수는 3백33개다.
한편 확장밴드는 3개를 합해도 8백24∼8백49MHz대역 사이사이의 5MHz뿐으로 채널수는 총1백66개에 불과하다.
한국이동통신은 체신부로부터 지난해까지 이중 A밴드의총3백33개 채널을 부여받아 이동전화서비스를 실시해왔다.
A밴드의 이동전화가입자 수용 량은 수도권에서 약14만8천명 정도.
주파수채널 당 가입자수는 해당국가의 주파수사용기술이나 지형조건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미국과 같이 첨단기술이 발달하고 평야가 많은 나라에서는 산악과 터널·구릉지대가 많은 우리나라보다 1.5∼2배정도 수용 량이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다가 국내의 이동전화가입자는 수도권에서 올해 초14만 명에 육박해 체신부는 부득이 지난2월 한국이동통신에 확장밴드 총1백66개 채널을 모두 주었다.
A밴드와 확장밴드의 총 수용 량은 수도권에서 약22만2천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가입자증가추세로 미뤄 93년 말이면 수도권의 이동전화는 포화상태에 이르러 더 이상 가입자수용이 불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체신부는 이 같은 실정에 따라 올해 안으로 이동전화서비스부문 제2사업자를 선정, 나머지 B밴드 모두 혹은 그 일부의 주파수를 배정해 준비기간을 거쳐 94년부터 경쟁체제에서의 서비스를 목표로 계획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이처럼 제2사업자선정이 늦어짐에 따라 당장 내년 말부터 포화상태에 이를 이동전화가입자 수용대책이 큰문제로 떠오르게 됐다.
체신부관계자는 이에 대해『제2사업자의 조기선정이 불가능할 경우기존의 한국이동통신에 나머지 주파수를 분할배정 할 수밖에 없는데 그렇게 되면 국민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할 수 있는 경쟁체제 도입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무역회사 영업간부인 서 모씨(46)는『정부가 국민여론을 무시하고 신중하지 못하게 사업자 선정을 하는 바람에 엉뚱하게 국민들만 피해를 보게 됐다』고 불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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