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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교통량 부풀려 잡아 민자 고속道에 예산 낭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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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민간 자본으로 건설된 주요 고속도로의 교통량이 건설 전 예측치의 20~60%에 지나지 않는 등 예상 교통량이 지나치게 부풀려진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 10월 착수한 '민자(民資)사업 집행 및 사후 관리실태' 감사에서 이 같은 문제점을 파악했다고 21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도로 개통 후 실제 교통량은 예상 교통량에 비해 ▶인천 신공항고속도로 45% ▶천안~논산 고속도로 50% ▶광주 우회자동차전용고속도로 60% ▶경북 문경~충북 괴산간 이화령터널고속도로는 20%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일부 도로의 경우 정부가 민간사업자와 예상 교통량의 80~90%까지 통행료 수입을 보장하는 '운영수익보장협약'을 체결함에 따라 정부가 매년 예상치에 못미치는 통행료 수입을 메워주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신공항고속도로는 정부가 예상 교통량의 90%까지 통행 수입을 보장키로 함에 따라 2001년 이후 매년 1천1백억~1천3백억원씩 보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화령터널도로도 통행량 감소로 정부가 건설사와 매수 협상을 벌이던 중 감사원의 지적을 받고 현재 소송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예상 교통량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민간 사업자의 고의성은 없었는지를 집중 조사한 뒤 보완 대책을 제시할 방침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지금까지 정부는 예상 교통량이 과다하게 부풀려지더라도 이를 검증하고 감시할 만한 제도적 장치를 제대로 갖추지 못했었다"고 지적했다.

정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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