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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음악 르네상스 각종 차트 상위권 신바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젊은「그룹 음악」이 일대 중흥을 맞고 있다.
최근 발라드 음악이 썰물처럼 쇠퇴한 이후 20대 그룹이 만들어내는 노래들이 각종 인기차트의 상위권에 올라 있다.
그룹의 음악활동에서 견인차 역할을 한「봄여름 가을 겨울」「푸른 하늘」에 뒤이어「015B」,신해철이 속한「넥스트」등과 헤비메틀 그룹 출신으로 솔로로 데뷔한 박정운·김종서·이덕진 등이 인기 절정을 맞고있다.
방송과 다운타운 가의 인기차트에서「넥스트」는『도시인』『아버지와 나』등으로 정상을 넘보고있고「봄여름 가을 겨울」은『아웃사이더』『십년 전의 일기를 꺼내어』로 상위권에서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내가 아는 한가지』의 이덕진,『오늘 같은 밤』의 박정운,『대답 없는 너』의 김종서 등도「서태지와 아이들」의 1위 자리를 탈환하기 직전이다.
여기에 윤상·손무현 등이 가수보다 작곡·편곡 자로서 길을 정해 그룹음악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있다.
싱어 송 라이터들을 중심으로 몇몇 악기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그룹음악의 영향력이 확대됨에 따라 이승환·김민종 등 솔로가수들도 연주그룹과 함께 활동하고 있다.
그룹음악을 지향하는 이들은 특히 최근 빈번해지는 라이브 콘서트에서 진가를 발휘하고 따라 부르기 좋은 부류의 노래보다 감상위주의「작품」을 지향하고 있다.
노래에서 연주 부문을 부각시키고 발전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그룹음악이 득세하게 된 것은 작곡·작사·연주·편곡 등을 한꺼번에 하나의 장에서 만들어내면서 보다 신선하고 실험적인 음악을 창조하려는 움직임과 최근 팬들의 기호가 이에 부응하기 때문인 것으로 평가되고있다.
또 최근 발달한 첨단악기와 컴퓨터 등에 힘입어 혼자 다양한 작·편곡과 리믹스를 할 수 있게 된 것도 가창력만을 가수의 주요 관건으로 삼아온 종래의 성향을 결정적으로 변모시킨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룹을 이뤄 음악을 하다 솔로활동을 하면서 국악가요 등 여러 음악적 실험을 모색하고 있는 싱어 송 라이터 김수철은『음악은 결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며 복잡하고 세련된 음악일수록 더욱 여러 아티스트의 감각이 맞아떨어져야 한다』며『비틀스 이후 외국이나 우리나라나 그룹음악에 의해 대중음악의 질과 수준이 결정적으로 발전하게 된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신승훈·손지창·이상우 등도 솔로 활동과 아울러 다른 연주그룹과의 복합적인 음악활동도 추진하고 있다.
대중문화평론가 강헌씨는『이 같은 그룹음악이 우리 가요에 깊이 뿌리박기 위해서는 10대위주의 노래취향에서 탈피해 성인들도 그룹들의 음악에서 공감을 얻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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