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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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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조현재><경북포항시항구동>>
과학기술향상만이 치열한 국제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란 것은 이제 모두가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과학기술발전을 위해 구체적으로 실천해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과 정책들이 제시되고 있다. 요기투자증대, G7프로젝트, 과학기술도시 건설, 이공계 대학 정원확대, 과 기 대학 신설 등 가지각색이다.
이러한 방안의 일환으로 현재 정부는 기술대학신설을 추진중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잘 알다시피 우리의 과학기술수준이 선진국에 비해 뒤떨어지는 이유는 이 분야의 인력이나 대학이 모자라서가 결코 아니다.89년 한국문교통계연보의 한국·미국·일본 대학의 공업계 인력배출현황을 보면 우리나라는 인구 10만 명당 석·박·학사 학위소지자가 총79.9명(학사 70.3명, 석사 8.6명, 박사 1.0명)으로 72.4명인 일본이나 40.7명인 미국보다 많은 수치다. 이 통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과학기술인력이 모자라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교육받은 고급인력이 부족한 때문이다. 따라서 대학을 신설한다고 해서 우리의 과학기술수준이 나아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기존의 대학이 학생들을 제대로 교육시킬 수 있고, 교수들이 마음껏 연구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고 시급한 문제라 생각된다.
최근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가 기술대학신설계획을 백지화해 줄 것을 촉구하고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 이해되며 정부·여당의 재고를 기대한다.

<김태순><경기도수원시서둔동>>
「마일드 세븐」이라는 일본담배가 국내 담배시장에서 미국담배를 제치고 급속도로 판매가 늘고있다는 우려의 소리가 높다.
대일 무역적자는 점점 높아만 가는데 연기로 없어지는 담배까지도 우리의 무역시장을 어둡게 만든다니 될 말인가.
우리는 현재 일본에 대한 과거를 잊고 살지는 않은가. 일본을 잊지 말자고 외치고는 있지만 한낱 구호에 그치고 있는것이 아닌지 답답한 마음으로 자문해 본다.
일본이 누구인가. 그들은 우리에게 무엇을 주었는가.
우리에게 남북분단의 한, 민족상잔의 6·25전쟁으로 1천만 이산가족의 아픔을 준장본인이 그들이거늘 우리는 지금 그들의 문화와 상품 속에서 지난날의 쓰라린 과거를 망각하고 있지 않은지 안타까운 마음이다.
현재 우리 주위에는 일본전자제품을 비롯하여 그들의 상품과 문화가 범람하고있으며, 심지어 우리담배의 포장과 품질을 모방하여만든 담배까지도 선호하는 애연가들에게 이 소리가 들리지 않는지 묻고 싶다.
12세 국민학교 여학생까지 종군위안부로 동원, 성적 노리개로 삼아 지금까지 부끄러운 슬픈 과거를 숨기고 사시는 우리의 언니, 어머니, 할머니들의 피맺힌 절규.
학도병으로 또는 징용으로 황국전쟁이라는 미명아래 그들의 침략전쟁에 끌려가 남양군도 어느 산과 섬에서 이름 없이 죽어 지금도 구천을 헤매며 통곡하시는 우리의 형님, 아버님, 할아버지의 한 맺힌 울부짖음.
빼앗긴 조국을 찾기 위하여 국내외에서 독립운동을 하다 망국의 한을 안고서 옥중에서 또는 이국 땅에서 외롭게 숨져가신 애국선열과 독립투사들의 외침.
그 날의 악몽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평생 불구의 몸으로 병상에서 고난의 세월을 보내고 있는 원폭 피해자들의 한.
일본담배를 피우는 애연가들은 47년 전 이 땅의 그 어둡고 암울했던 36년 간의 일제식민지통치로부터 해방된8·15를 맞아 다시 한번 우리가 그들의 담배를 피워야하는지 생각해 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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