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31%가 대졸 이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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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정규직의 6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근속기간도 정규직의 3분의 1이 조금 넘었다. 대졸 이상의 비정규직 근로자가 177만4000명으로 전체의 30.7%에 달했다. 유급휴가를 받는 비정규직은 27.3%에 불과하고 건강보험 가입자도 41.8%에 그쳤다.

통계청은 23일 이런 내용의 비정규직 근로자 현황을 발표했다. 2002년부터 매년 8월에 비정규직 현황을 공개해온 통계청은 올해부터 3월과 8월 두 차례 조사해 발표하기로 했다. 통계청은 3월과 8월은 방학.휴가.졸업 등 계절적 요인이 많아 이번 통계와 과거 통계의 직접 비교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3월 현재 임금 근로자는 1573만1000명으로 이 가운데 36.7%인 577만3000명이 비정규직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8월 조사(545만7000명) 때보다 비정규직은 30만 명 이상 늘었다.

◆ 열악한 비정규직 근로조건=비정규직의 월 평균 임금은 127만3000원으로 정규직의 64%였다. 이 가운데도 파견.용역.일당 등 비전형 근로자의 월 평균 임금이 108만7000원으로 가장 낮았다. 정규직은 60% 이상이 유급 휴가를 받거나 퇴직금과 상여금을 지급받았다. 반면 퇴직금.상여금을 받는 비정규직은 30%가 조금 넘었다. 퇴직금을 받은 시간제 근로자는 1.4%에 불과했다. 국민연금.건강보험.사회보험 가입률은 정규직이 70% 안팎이었으나 비정규직은 40% 정도에 불과했다. 주5일 근무를 하는 비율도 정규직은 41.3%지만 비정규직은 30%였다. 근속기간도 정규직은 5년11개월로 조사됐으나 비정규직은 2년2개월에 그쳤다. 비정규직 중에선 시간제 근로자의 근속기간이 평균 11개월로 가장 짧았다. 비정규직의 56.9%는 근속기간이 1년 미만이었다.

◆ 비정규직도 고학력=고졸 이상 학력을 가진 사람이 전체의 73%에 달했다. 비전형 근로자도 17.1%가 대졸 이상의 학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40대가 전체의 25.2%로 가장 많았다. 30대와 20대도 각각 24.7%와 20.5%를 차지해 청장년층이 대다수인 것으로 분석됐다. 성별로는 남자가 51.4%로 여자보다 약간 많았다. 업종별 편차도 컸다. 전체 비정규직 가운데 제조업에 고용된 사람은 13.1%에 그쳤다. 반면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에 고용된 비정규직은 39.4%에 달했다. 정규직은 76.6%가 자발적으로 일자리를 잡았지만 비정규직은 이 비율이 52.9%였다.

정경민 기자

◆ 비정규직 근로자=2001년 7월 노사정위원회에서 비정규직 근로자로 세 가지 유형을 정했다. ①미리 일하는 기간을 정하고 고용한 한시적 근로자 또는 기간제 근로자 ②같은 일을 하는 정규직 근로자보다 일하는 시간이 짧은 시간제 근로자 ③파견.용역.호출.일당 등 하는 일이 일정치 않은 비전형 근로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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