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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 家電'은 불황 모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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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공기청정기 전문업체 ㈜청풍의 올해 판매대수는 35만대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해보다 10만대 많은 수치다. 이 회사 정완균 상무는 "건강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청정기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올해 매출이 지난해의 두배에 가까운 4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기청정기의 시장규모는 지난해 1천5백억원에서 올해 2천5백억원, 내년에는 3천5백억원으로 커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소비심리 위축으로 일반 가전제품의 판매가 지난해보다 30% 이상 줄어들었으나 '웰빙'제품의 판매는 오히려 늘고 있다. 건강.편리함이 중시되면서 비싸지만 삶의 질을 높이는 쪽으로 구매 형태가 변하기 때문이다. 한 대에 2백만원이 넘는 로봇청소기의 시장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것이 한 예다. 주 고객은 서울 강남의 고소득층 전업주부다. 업계 관계자는 "이들은 가사노동에 들어가는 시간을 줄이고 대신 여가시간을 늘리기 위해서 이 같은 제품을 구입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일렉트로룩스코리아의 경우 지난 1월 제품을 처음 내놓은 뒤 한달 평균 50여대의 로봇청소기를 판매하고 있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기업들의 경쟁도 치열해 LG전자.㈜한울로보틱스 등이 잇따라 시장에 뛰어들었다. 삼성전자는 이달 말 3백만원대 '크루보'를 내놓을 예정이고 중소업체인 ㈜우리기술은 내년 2월 60만원대의 제품을 출시한다.

은(銀) 살균 효과를 내세운 세탁기도 인기다. 수도와 세탁기를 연결하는 호스에 설치된 은판에서 발생하는 은 나노 입자가 옷에 묻은 세균을 죽이는 이 세탁기는 지난 8월 삼성전자가 내놓은 이후 일반 세탁기보다 20만원 정도 비싼데도 잘 팔린다.

가전회사들은 기술력 차이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제품 차별화를 위해 부가기능을 첨가한 제품으로 웰빙족을 유혹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음이온 발생 기능을 갖춘 제품이다. 공기청정기.가습기.에어컨은 물론이고 냉장고.비데에 이어 작동 중에 음이온이 발생되는 텔레비전까지 등장했다. 음이온이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기분을 상쾌하게 한다는 효능이 있다는 점에 착안해 이를 상품에 접목한 것이다.

김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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